[수원 리포트] 10년간 없던 LG 강한 외인 2번…류지현 감독은 지금 조합 삼매경

입력 2021-03-22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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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라모스. 스포츠동아DB

전체 6463타석 중 7타석.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LG 트윈스의 2번 타순 중 외국인타자의 지분이다. LG는 타 팀과 마찬가지로 외국인타자에게 중심타선, 해결사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찬스가 꼭 3~5번 클린업트리오에만 걸리는 것은 아니다. 류지현 감독은 지금 ‘강한 2번타자’를 포함한 타순조합 삼매경에 빠져있다.


류 감독은 22일 시범경기 수원 KT 위즈전에서 홍창기~로베르토 라모스~김현수~이형종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순을 꺼냈다. 9번타자 오지환까지 포함하면 생산력이 가장 뛰어난 5명의 타자가 라인업에 붙어있는 셈이다. 류 감독은 “2번 타순과 3번 타순의 주자별, 아웃카운트별 상황에 대해 리그 전체와 우리 팀 기록을 뽑아봤다. 확실히 3~5번 클린업트리오보다 2~3번에 더 많은 찬스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찬스가 많이 걸리는 타순에 가장 좋은 타자를 배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리그 최상위권 출루율을 자랑하는 홍창기가 있으니 라모스의 2번 배치는 효과가 더 커질 터다.


최근 10년간 LG의 2번 타순을 소화한 외국인선수는 루이스 히메네스(3타석), 브래드 스나이더(2타석),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이상 1타석)가 전부였다. 사실상 토종선수들이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김현수와 오지환이 2번에 배치되며 강한 2번타자가 LG에서도 시도됐지만, 라모스는 붙박이 4번타자를 맡았다.


이날 2번타자로 나선 첫 경기에서 라모스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류 감독의 말처럼 2번 타순에 찬스는 확실히 걸렸다. 3회초 1사 1루서 오지환이 상대 실책,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 기회가 라모스에게 찾아왔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하지만 데이터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기에 수확은 있었다.


류 감독은 상대 선발의 유형에 따라 이형종과 라모스를 번갈아 2번에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지금은 최적의 조합을 찾는 단계다. 과정에서 분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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