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하균X여진구 관계 변화 타임라인 셋

입력 2021-03-23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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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 여진구의 ‘단짠’ 브로맨스가 주목받는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이 강렬한 2막을 열었다. 연쇄살인마 강진묵(이규회 분)에 이어 의문사를 당한 남상배(천호진 분)까지, 끝나지 않은 반전은 충격을 안겼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는 누구일까. 이동식과 한주원의 뜨겁고도 처절한 눈물은 새 국면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이동식과 한주원의 관계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괴물을 낚기 위해 괴물이 된 이동식과 집요하게 진실을 추적하던 한주원. 법과 원칙을 깨부수고 아슬한 경계선을 오갔던 두 남자의 진실 추적은 다시 격하게 요동쳤다. 다른 듯 닮은 두 남자의 변화무쌍한 브로맨스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쥐고 흔들었다. 상대를 자극하며 목을 쥐었다가 어느새 세상 둘도 없는 공조를 이어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기묘한 관계성이 짜릿한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 신하균과 여진구의 압도적 열연은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인물의 복잡한 내면과 극단의 감정 변화를 치밀하게 풀어내며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이제 두 사람은 남상배의 죽음으로 동질의 아픔을 공유하게 됐다. 뜨거운 눈물을 토해낸 이들의 선택과 변화에 기대가 쏠리고 있는 상황. 이에 결정적 전환점을 맞은 이동식, 한주원의 관계변화 타임라인을 제작진이 짚었다.


#1단계: 끊임없는 경계와 도발, 물러섬 없는 ‘숨멎’ 심리전

이동식과 한주원은 첫 만남부터 비범했다. 자신이 수사하는 사건과 범행 수법이 같은 연쇄살인범의 흔적을 쫓아 만양까지 내려온 한주원, 그리고 이동식이 그 시작점인 방주선(김히어라 분)·이유연(문주연 분) 사건의 용의자였다. 한주원의 타깃은 처음부터 이동식이었다. 이동식도 이방인 한주원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차기 경찰청장이 유력한 한기환(최진호 분)의 아들이자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가 목적도 없이 변두리 파출소에 올 리가 없었고, 한기환은 20년 전 동생 이유연의 사건 수사를 중단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렇게 속내를 숨기고 묘한 탐색전을 이어가던 두 남자는 충격적 사건과 마주한다. 만양에서 20년 만에 살인사건이 부활한 것. 손가락 끝이 절단된 사체는 과거의 참혹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연이어 발생한 강민정(강민아 분) 실종은 이들 관계에 결정적 반전을 가져왔다. 한주원이 이동식을 강민정 납치·상해 혐의로 긴급 체포한 것. 수상한 행적과 증거들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지만, 이동식은 이 모든 의혹을 비껴갔다. 그는 수사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도발했고, 역으로 한주원도 용의자가 될 수 있음을 꼬집었다. 그제야 한주원은 이동식이 무언가를 감추고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그의 장기판 위 말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판을 뒤집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기자회견을 통해 강민정 사건이 20년에 걸쳐 발생한 연쇄 살인이라고 밝힌 한주원. 시선의 전환은 수사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한주원은 이동식에게 ‘어떻게 죽였는지’가 아닌 ‘누가 죽인 것인지’를 물었다. 한주원의 추측대로 이 모든 건 이동식이 그린 큰 그림이었다. 이동식이 집요한 한주원을 도발해 진실을 추적하게 하고, 묻히고 잊힌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그리고 만양 사람들 속에 숨어 있을 괴물을 낚고자 판을 설계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전율을 안겼다. 각자의 패를 숨기고 경계와 도발을 멈추지 않는 두 남자의 탐색전은 전반부를 뜨겁게 달군 원동력이었다.


#2단계: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다! 법과 원칙을 깨부순 문제적 공조

이동식과 한주원은 가치관도, 방식도 달랐지만 분명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강민정 실종 당일, 이동식은 강진묵이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20여 년 동안 악몽 속에서 살아간 피해자 가족들의 얼굴이 스치며 분노가 들끓었고, 그를 잡아야만 했다. 사체 없는 살인은 기소가 불가했기에 이동식은 묘수를 떠올렸다. 강진묵 지하실에 있던 손가락은 만양 슈퍼 평상 위에, 대포폰은 산에 가져다 둔 것.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까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그의 집념은 뜨거웠다. 진실에 다가간 한주원 역시 자신의 함정 수사 때문에 죽은 이금화를 위해서라도 강진묵의 혐의를 입증해야 했다. 절박하고 처절했기에, 두 남자의 공조는 법과 원칙을 깨부수는 것일지라도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강진묵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진묵은 피해자 가족의 곁에서 순박한 이웃으로 살아왔다. 죄의식이라곤 없는 그를 무너뜨린 건 이동식과 한주원의 집념이었다. 이동식과 한주원은 강진묵의 범행 동기를 역이용했다. 아내 윤미혜는 살아있고, 강민정은 친딸이 아니라고 자극했다. 그의 자백 없이는 피해자들의 사체를 찾을 수 없기에 증명서까지 위조해 강진묵을 도발했다. 예상대로 강진묵은 이를 덥석 물었다. 그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고, 이를 역이용한 첫 콤비 플레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쌍방 각성제 데칼코마니 도발! 천호진의 죽음, 아픔 공유한 진정한 파트너 될까

강진묵은 ‘동식아, 유연이는 나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죽음을 맞았다. 그의 죽음과 함께 20년 전 사건은 다시 짙은 어둠에 가라앉았다. 괴물을 쫓아 치열하게 달려온 이동식과 한주원은 깊은 혼란과 고통에 빠졌다. 종적을 감췄던 한주원은 완전히 달라져 돌아왔다. 무언가 각성이라도 한 듯 “법이란 건 원래 그런 거였던 거지. 들이받고, 물어 뜯어버리고”라는 그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그리고 이동식은 충격적인 사건과 마주한다.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동생의 사체를 발견한 것과 동시에 남상배가 강진묵 자살교사 및 자살방조 혐의로 체포된 것. 이동식은 한주원의 설계임을 직감했다. 자신이 강진묵을 낚기 위해 한주원을 도발한 방식이 고스란히 모방되고 있었던 것. 이동식이 강민정의 절단된 손가락을 강진묵 보란 듯이 옮겨놓았듯, 강진묵 자살교사의 증거를 남상배 소장실에 가져다 둔 한주원. 왜 그랬냐는 물음에 “왜 그랬는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과거 이동식의 했던 물음으로 되받아쳤다. 자신을 움직여 무언가 낚고자 하는 한주원의 계획에 이동식도 “한주원 경위의 그 정의로운 놀음판에서 내가 한번 놀아줄게”라고 기꺼이 응했다. 만양을 떠났던 한주원은 강진묵의 죽음 뒤에 또 다른 사건이 얽혀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괴물은 여전히 만양 사람들 틈에 있다고 직감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한주원은 만양 사람들에 대한 이동식의 절대적인 믿음을 조목조목 파고들며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감추는 게 하나도 없을까?”라고 현실을 직시케 했다. 한주원은 그가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길 바랐던 것일까. 서로를 각성시킨 두 사람의 변화는 짜릿했다. 그리고 남상배의 죽음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이동식과 한주원은 끝나지 않은 비극 앞에 뜨겁게 오열했다. 동질의 아픔과 분노를 공유하게 된 두 사람이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을까. 더욱 지독하게 두 사람을 옭아매기 시작한 괴물, 뜨거운 공조가 기다려진다.

‘괴물’ 11회는 26일 밤 11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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