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갈아입은 ‘잠실 53번’들…목표는 하나, 강한 팀 더 강하게

입력 2021-03-2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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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함덕주와 두산 양석환(왼쪽부터)은 서로를 반대급부로 새 팀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등번호는 53번으로 같다. 강한 팀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는 둘의 다짐, 올 시즌 후 누가 미소를 지을지 지켜보자. 사진제공 |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같은 숫자, 달라진 이름. 하루 전까지 주인이었던 이는 “뒤에서 보는데 느낌이 묘했다”고 표현했다. 13년 만에 성사된 잠실 라이벌의 트레이드. 나란히 53번을 달게 된 양석환(30·두산 베어스)과 함덕주(26·LG 트윈스)의 목표는 하나, 강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LG와 두산은 25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이 LG로,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가 두산으로 향하는 내용이다. 두 팀의 트레이드는 2008년(이성열·최승환↔이재영·김용의) 이후 13년만이다. 임찬규와 이민호의 페이스가 더딘 LG는 함덕주를 당분간 선발로 기용할 예정이며, 오재일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으로 1루가 빈 두산은 양석환에게 주전을 맡길 전망이다.


트레이드의 ‘코어’인 둘은 모두 올 시즌 53번을 달고 뛴다. 함덕주는 두산 시절 투수들이 가장 선망하는 1번을 달았으나, LG에는 임찬규가 주인이다. 반면 LG 시절 53번을 달았던 양석환은 두산에서도 같은 번호를 단다. 오명진이 선뜻 양보를 했기 때문이다. 양석환은 “추신수(SSG 랜더스) 선배님만큼은 아니어도 마음을 담아 선물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신수가 17번을 양보해준 이태양에게 고가의 시계를 건넨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양석환은 이적 다음날부터 선발 1루수로 출장할 만큼 기대를 모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내야가 정리되면서 짜임새가 있어 보인다. 상대 입장에서 양석환이 있는 것과 다른 선수가 있는 건 느낌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큰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


함덕주 역시 선발과 불펜에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29일 잠실 SSG전에 함덕주를 선발로 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임찬규, 이민호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들어온다면 보직을 뒤로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한동안은 선발진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차명석 단장도 “투구수는 준비돼있을 것이다. 이미 검증된 선수”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표현은 달랐지만 결국 선수들의 목표는 하나, 강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양석환은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성적을 내는 게 먼저”라면서도 “지금까지 두산을 상대하며 내야가 강하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나만 실수하지 않으면 가장 강한 내야가 될 것”이라고 각오했다. 함덕주 역시 “LG가 올해 큰 꿈을 갖고 임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 역시 목표의식이 생겼고, 이 팀의 일원으로서 다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함덕주는 두산 시절 2015~2016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손에 넣은 바 있다. 함덕주는 “우승과 준우승 모두 많이 해봤다. 한 끗 차이에 너무 많은 감정이 오간다”며 “LG에서 새로운 감정, 새로운 느낌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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