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초대형·친환경 선박으로 새역사

입력 2021-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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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올 1분기 역대급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가 맞물려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제공 l 현대중공업

국내 조선 3사, 연초부터 13조 잭팟

조선3사, 초대형 수주 잇달아 성공
삼성, 대형 컨테이너선 점유율 1위
현대는 올해 목표액의 33.5% 달성
대우조선, 이중연료추진선박 수주
수에즈 운하 사고로 반사이익 전망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 등 조선 3사는 1조∼2조 원 대의 초대형 수주 계약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1분기에만 연간 목표의 20∼65%를 달성했다. 조선 3사의 1분기 수주 달성 금액은 총 118억6000만 달러(약 13조 4433억 원)다.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가 맞물려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어났고 조선 시황 회복의 수혜를 중국과 일본을 따돌린 국내 조선사들이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2조8000억 단일계약 신기록

삼성중공업은 26일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에서 1만5000TEU급(1TEU: 길이 6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20척을 2조8000억 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는 세계 조선업 사상 최대 규모 잭팟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3척을 포함해 올해 3월까지(29일 기준) 42척, 총 51억 달러(약 5조7000억 원)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액(78억 달러)의 65%를 달성했다. 수주 잔액도 258억 달러(약 29조1430억 원)로 늘어나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영국의 조선해양시황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 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총 66척 중 삼성중공업이 절반(34척, 52%)을 수주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되면서 컨테이너선과 원유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올해 1∼3월(29일 기준)까지 총 61척, 약 50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액(149억 달러)의 약 33.5%를 달성했다. 총 61척(컨테이너선 24, LNG 2, LPG 15, VLCC 9, PC 11) 중 가장 많은 수주를 기록한 선종은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주 문의가 활발히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선 기술력과 풍부한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적극 나서고,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로 암모니아, 수소 등 미래 친환경 선박 건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현대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순항
대우조선해양도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3월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LPG운반선 5척,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19척 17억9000만 달러(약 2조 280억 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목표 77억 달러(약 8조 7241억 원) 대비 약 23%를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한 19척의 선박 중 80%에 가까운 15척이 이중연료 추진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추진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셔틀탱커, LPG추진 LPG운반선에 이어 LNG추진 유조선까지 수주하며 전 선종에 대해 이중연료추진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대형원유운반선 건조실적을 갖고 있는 만큼 친환경 유조선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계속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올해 국내 조선사들이 컨테이너선과 LNG 추진 선박 등 초대형,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앞서가는 이유는 글로벌 대형 해운회사들이 규모의 경제 구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선박의 크기가 커질수록 더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 우위에 있는 한국의 조선 3사가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고 대형 수주를 연이어 따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초대형,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기술에서 앞서 있는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랠리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고도 조선 3사에는 호재다. 최근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에버 기븐’이 일본 이마바리조선소가 건조한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기 때문이다. 고장이 잦은 것으로 유명한 중국 건조 선박은 이미 초대형 선박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잃은 데다,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마저 대형 사고를 일으키면서 국내 조선 3사는 하반기 더욱 큰 반사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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