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올레길] “경추 척수병증, 초기에 치료해야 신경손상 막는다”

입력 2021-05-18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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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서울병원 최인재 원장

서울시 강서구 내발산동에 거주하는 유순(가명·60세) 씨는 목덜미가 뻣뻣해지고 손을 쥐었다 펴는 동작이 어색해지면서 평소 즐겨 하던 뜨개질이 힘겨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과 함께 젓가락질이나 단추 잠그기 등과 같은 간단한 손동작도 어려워졌다.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집 근처 척추 전문병원에서 진찰받았더니 ‘경추 척수병증’이라는 생소한 병명을 진단받았다.


목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해 척수 신경의 가지를 눌러 팔의 특정 부위가 저리거나 아프고, 심한 경우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 반면 경추 척수병증은 목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지만, 튀어나온 디스크나 석회화된 인대에 의해 경추 척수신경 세포가 직접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경추 척수병증은 신경손상이 진행될수록 물에만 살짝 닿아도 손가락에 통증이 발생되는 등 통증의 정도가 심해지고 통증의 범위가 몸통이나 다리까지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초기에는 잘 발견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젓가락질을 잘 못하게 되거나 글씨가 삐뚤어지고, 걸을 때 비틀거리는 보행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경 손상 정도가 이미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경추 척수병증은 초기에 목디스크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신경 손상이 심할 경우 운동 조절 이상, 팔다리 마비 등 뇌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엉뚱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경추를 지나는 척수 신경은 뇌와 비슷하게 신경세포로 가득 차 있어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의심해보고 척추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척수 신경 상태를 확인하려면 MRI 검사가 필수다. 증상이 심하거나 점차 진행되는 경우에는 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신경 주위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경추유합술’ 또는 ‘경추후궁성형술’을 시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경추 척수병증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은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게 되므로 평소 고개를 숙이지 말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SNU서울병원 최인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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