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김연경의 V리그 복귀 시나리오와 기억해야 할 숫자들

입력 2021-05-26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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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와 15경기. 앞으로 이 숫자가 배구 팬의 입에 자주 오르내릴 것 같다.

40%는 V리그의 어느 선수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기준인 시즌을 채우는데 필요한 한 시즌 최소 출전경기 비율이다. 사상 처음 7개 구단 체제로 시작할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는 각 팀이 총 36경기를 벌인다. 지난 시즌의 팀당 30경기보다 6경기가 늘었다. 이에 따라 FA선수 자격기준도 12경기에서 14.4경기로 높아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FA선수 자격기준을 정할 때 소수점 이하의 숫자는 무조건 올린다. 반올림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14.4경기는 15경기다. 김연경이 일찍 중국리그를 마치고 흥국생명으로 돌아오겠다고 할 때 이 숫자는 중요하다.



김연경은 구단과 합의 없이 해외진출을 결정했다. 양측이 합의한 해외임대이적 선수였다면 V리그 복귀 마감일은 4라운드 시작 첫 날 전까지다. 그 이후에는 새로운 선수등록이 불가능하다. 예외는 오직 하나, 병역의무를 마친 선수의 복귀뿐이다.

아직 흥국생명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김연경은 7월 1일자로 임의탈퇴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이 계약을 원했지만 선수가 거부했기에 규정상 임의탈퇴다. V리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흥국생명은 이 절차를 따를 것이다. KOVO의 임의탈퇴 규정대로라면 공시 이후 한 달이 지나면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다. 물론 그 팀에서 임의탈퇴 해지를 KOVO에 요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중국리그의 2021~2022시즌 스케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연경이 중국리그의 일정을 소화하고 V리그에 복귀하려는 시점에서 흥국생명에게 15경기 이상 시즌 스케줄이 남았다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긴다.



먼저 김연경이 FA자격을 채우려고 복귀를 시도하고 흥국생명도 동의한 경우다. 그가 가세하면 전력에 플러스요인이 될 것이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 임의탈퇴 선수의 복귀 규정과 4라운드 이후 선수영입 불가조항의 충돌이다.

2시즌 전 이와 관련한 첫 사례가 나왔다. 당시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당했던 현대건설은 실업배구에서 뛰던 김주하를 급히 영입했다. 그는 2017년 7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으나 2019~2020시즌 6라운드를 앞두고 현대건설로 복귀시켰다. 이때 KOVO는 복귀불가를, 현대건설은 복귀가능을 주장했다. 당시는 법률검토를 거쳐 “임의탈퇴 선수는 추가선수 등록규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KOVO는 이후 규약의 빈틈을 보완해 “임의탈퇴 선수도 4라운드부터는 추가등록이 불가능하다”고 새 규정을 만들었다. 결국 김연경은 4라운드 시작 전까지 복귀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게다가 임의탈퇴의 해지요청은 구단만 할 수 있기에 흥국생명은 칼자루를 쥔 입장이다. 김연경이 원하더라도 흥국생명이 동의해주지 않으면 V리그에서 뛸 길이 막힌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감정은 나빠질 것이고 팬들의 비난도 각오해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V리그 경기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2020~2021시즌을 기준으로 했을 때 1월1일 부근에 4라운드가 시작된다. 이 시간표에 따른다면 김연경은 2021년 12월 말까지는 흥국생명과 어떤 식으로건 서로의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 FA선수 자격기준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복귀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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