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연패 피해도 8G 무승…전북, 대체 어디까지 내려갈래?

입력 2021-05-3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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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강으로 군림해온 전북 현대가 5월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어느덧 리그에선 7경기 무승, 16강에서 탈락이 확정된 FA컵까지 포함하면 8경기 무승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사상 첫 4연패, 국내 최다 8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의 악몽이 계속됐다. 또 승수를 쌓지 못했다.

전북이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부정적 의미다. 홈 무패, 연승 등 긍정적 요소들이 지워지고 처참한 기록들만 늘어나고 있다. 리그에선 홈 2연패가 포함된 8년만의 3연패, 9년만의 6경기 무승(3무3패)을 맛본 데 이어 26일 FA컵 16강전에선 K3리그 양주시민구단에 승부차기로 무너졌다.

전북은 29일 인천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웃지 못했다. 0-1 뒤진 후반 추가시간 쿠니모토의 ‘극장골’로 간신히 1-1 무승부를 거뒀다. 객관적 전력, 상대 전적 등 모든 면에서 앞섰으나 ‘4연패’만 면했을 뿐, FA컵까지 포함해 8경기 무승(5무3패·승부차기는 무승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FA컵 탈락 후 몇몇 선수들과 면담했다. 여기서 ‘전북 정신’이 언급됐고, 어렵게 쌓은 자부심을 무너트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반전은 없었다. 그 사이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긴 선두 울산 현대(승점 36)와 간격은 더 벌어졌다. 이제 덜 치른 1경기를 이기더라도 승점 3점이 뒤진다.

인천의 노림수는 분명했다. 상대의 급한 마음, FA컵 연장승부를 펼친 체력적 여파를 활용하려고 했다. 맞대결을 앞두고 조성환 인천 감독은 “빠른 실점을 피하면 찬스가 있다. 단단한 수비로 (쫓기는) 전북의 조급증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전이 통했다. 무의미한 볼 돌리기만 반복한 전북에 인천이 한방을 먼저 날렸다. 전반 42분 전북 수비수 4명이 볼 배급과 공간을 막지 못한 사이, 인천의 오른쪽을 맡은 22세 이하(U-22) 구본철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여유가 생긴 인천은 후반전을 시작하며 ‘특급 날개’ 네게바를 투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느려질 상대의 측면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인천의 공격은 훨씬 날카로워졌다. 전북은 한교원을 투입해 측면에 힘을 실은 뒤 구스타보를 내세워 투톱을 이뤘다.

후반전 막판 인천 무고사가 쓰러졌을 때도 공격을 전개해 야유를 받을 만큼 다급했던 전북은 후반 49분에야 골 맛을 봤다. 막판 총공세에서 일류첸코의 패스를 쿠니모토가 마무리하면서 가까스로 연패를 피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승점을 얻었고, 연패도 면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부상자도 많다”고 말했으나, K리그1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형편을 갖췄을 뿐더러 상당한 양질의 지원을 받아온 지금의 전북에는 그 어떤 것도 변명이 될 수 없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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