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눈에 띄게 뒤처진 3약, 외국인감독 시련의 시대

입력 2021-06-01 1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윌리엄스 감독-한화 수베로 감독-롯데 서튼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KBO리그의 외국인 사령탑은 맷 윌리엄스(56·KIA 타이거즈), 카를로스 수베로(49·한화 이글스), 래리 서튼(51·롯데 자이언츠)까지 총 3명이다. 2명 이상의 외국인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해는 올해가 처음이라 많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일까. 공교롭게도 외국인감독 체제의 3개 팀이 나란히 하위권에 처져있다.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다른 7개 팀과는 간격도 제법 벌어져 있다. 누구든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혼전 양상도 하위 3개 팀에는 딴 세상 얘기다.

먼저 KBO리그를 거쳐 간 롯데 제리 로이스터(2008~201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트레이 힐만(2017~2018년) 감독은 모두 팀을 포스트시즌(PS)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힐만 감독은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자연스럽게 외국인감독에 대한 기대치는 훌쩍 올라갔다. 지난해 KIA를 맡은 윌리엄스 감독도 비록 PS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팀의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외국인감독이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한 보증수표로 여겨진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KIA~한화~롯데가 8~10위로 모두 부진하다. KIA는 팀의 뎁스가 두꺼워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불펜 불안 탓에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현식과 정해영을 제외하면 믿고 맡길 수 있는 불펜투수가 부족한데, 이들마저 계속된 등판에 지쳤다. 5월 KIA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8.35였다. 기존의 마크 위더마이어 수석코치 대신 김종국 코치가 그 자리를 채운 변화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한 번 지켜볼 일이다.

특유의 과감한 수비 시프트로 주목 받았던 수베로 감독도 팀을 하위권에서 벗어나게 만들진 못하고 있다. 애초 압도적 꼴찌 후보로 지목된 것을 고려하면, 5월까지 기록한 18승28패의 성적이 아주 나쁘다고 볼 순 없다. 노시환과 김민우의 성장 등 희망요소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한 번 흐름을 내주면 역전이 쉽지 않은 데다, 7회까지 끌려가던 24경기를 모두 패하는 등 뒷심 부족이 두드러진다. “얇은 뎁스의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분석이 현실화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

허문회 전 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2군)팀을 지휘하던 서튼 감독을 선임한 롯데는 사령탑 교체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허 전 감독 체제에서 0.387(12승19패)이었던 승률은 서튼 감독 취임 후 5월까지 0.231(3승11패)로 더 추락했다. 압도적 꼴찌였던 2019년의 45경기 성적(17승1무28패)보다 좋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현시점에서 사령탑의 리더십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부푼 꿈을 안고 외국인감독을 선임한 팀들의 고전은 분명 간과할 수 없다. ‘3약’의 반등은 가능할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