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재민(왼쪽)-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강재민과 정우영은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야구국가대표팀 예비엔트리에 나란히 불펜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지만, 지난해부터 프로 1군 무대에서 제 기량을 확실하게 발휘해 즉시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 투수의 투구 스타일은 몹시 다르다. 강재민은 직구(포심패스트볼), 슬라이더의 투 피치를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한다. 직구의 구속이 사이드암 투수들 중에서도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또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의 배트를 연신 헛돌게 한다.
부드러운 투구 폼을 앞세워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로 강재민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이닝 이상, 최대 2이닝까지 던진 경기가 상당수다. 올 시즌에는 5월까지 21경기에서 25.1이닝을 소화하며 한화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성적 또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5월까지 1승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ERA) 0.71을 기록했다. 0점대 ERA로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며 한화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정우영은 구위로 상대를 압박하는 스타일이다. 시속 140㎞대 후반까지 찍히는 투심패스트볼은 변화무쌍한 궤적을 자랑한다. 여기에 강재민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섞어 타자들을 움찔하게 만든다.
프로 데뷔 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2019년 데뷔한 정우영은 첫 해 ERA 3.72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12를 찍으며 더욱 강한 구위를 뽐냈다. 지난해 65경기 동안 75이닝을 소화해 피로누적이 우려됐지만, 비시즌 동안 컨디션을 훌륭하게 관리한 덕분에 올 시즌도 100% 충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기세 또한 좋다. 5월까지 22경기에서 2승2패1세이브12홀드, ERA 2.29를 기록했다. 투구이닝도 19.1이닝으로 준수했다. 어느새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한화와 LG에서 모두 필승조로 활약하는 두 투수는 이미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국제대회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큰 경기에 대한 ‘내성’은 일정 수준 갖춰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기 공을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강재민과 정우영의 힘찬 2021년 발진이 도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