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행 잠수함’ 한화 강재민·LG 정우영, 든든한 발진

입력 2021-06-01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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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강재민(왼쪽)-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도쿄행 예비 잠수함’의 발진이 그 어느 때보다 웅장하다. 한화 이글스 강재민(24), LG 트윈스 정우영(22)의 시즌 초반 역투가 단연 돋보인다.

강재민과 정우영은 도쿄올림픽을 겨냥한 야구국가대표팀 예비엔트리에 나란히 불펜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들이지만, 지난해부터 프로 1군 무대에서 제 기량을 확실하게 발휘해 즉시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 투수의 투구 스타일은 몹시 다르다. 강재민은 직구(포심패스트볼), 슬라이더의 투 피치를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한다. 직구의 구속이 사이드암 투수들 중에서도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또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의 배트를 연신 헛돌게 한다.

부드러운 투구 폼을 앞세워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로 강재민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이닝 이상, 최대 2이닝까지 던진 경기가 상당수다. 올 시즌에는 5월까지 21경기에서 25.1이닝을 소화하며 한화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시즌 성적 또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5월까지 1승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ERA) 0.71을 기록했다. 0점대 ERA로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며 한화의 선전을 이끌고 있다.

정우영은 구위로 상대를 압박하는 스타일이다. 시속 140㎞대 후반까지 찍히는 투심패스트볼은 변화무쌍한 궤적을 자랑한다. 여기에 강재민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섞어 타자들을 움찔하게 만든다.

프로 데뷔 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2019년 데뷔한 정우영은 첫 해 ERA 3.72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12를 찍으며 더욱 강한 구위를 뽐냈다. 지난해 65경기 동안 75이닝을 소화해 피로누적이 우려됐지만, 비시즌 동안 컨디션을 훌륭하게 관리한 덕분에 올 시즌도 100% 충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기세 또한 좋다. 5월까지 22경기에서 2승2패1세이브12홀드, ERA 2.29를 기록했다. 투구이닝도 19.1이닝으로 준수했다. 어느새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한화와 LG에서 모두 필승조로 활약하는 두 투수는 이미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국제대회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큰 경기에 대한 ‘내성’은 일정 수준 갖춰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자기 공을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강재민과 정우영의 힘찬 2021년 발진이 도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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