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특급 루키 보고서, 들춰보지 않는 사령탑…“내가 조급하면 선수 과부하”

입력 2021-06-02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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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시절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한 몸에 샀으니 입단 전부터 시선을 끌었다. 역대 2위에 해당하는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첫 술에는 주린 배를 채우지 못한 상황.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48)은 장재영(19) 향한 조급함을 미루는 중이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장재영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1군 7경기(1선발)에 등판해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ERA) 16.50을 기록했다. 문제는 제구였다. 6이닝 동안 9개의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최고구속 150㎞대 중후반의 속구도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지 못하니 위력이 떨어졌다. 결국 장재영은 4월 30일 기약 없이 1군 말소됐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여전히 승리는 없지만 ERA 2.50으로 호투 행진 중이다. 비록 상대 타자의 차이는 있지만, 18이닝을 소화하며 볼넷 13개를 기록했다. 여전히 안정감은 다소 아쉽지만 1군에서보다는 제구가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최근 두 차례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는 9이닝 9삼진 6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2군 최고구속은 5월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53㎞,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54㎞을 찍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의 현 상황을 애써 외면한다. 홍 감독은 “간단한 기록에 대한 보고만 받고 있다. 상세한 리뷰는 보지 않으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4월 초반에 경험을 하고 내려갔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 발전할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갔다. 빠른 시일 내에 나아지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여유 있게 기다려야 한다. 내가 조급하면 선수도 조급해진다. 그 과정 속에서 과부하가 염려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리포트를 들춰보지 않는 것은 오히려 기대치가 담겨있기에 나온 선택이다. 홍 감독은 “누구나 탐낼 만한 재능이 있는 선수다. 우리 팀은 물론 리그 대표 투수로 성장하려면 과정이 중요하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인내하는 게 순리”라고 덧붙였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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