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했던 5월 두산전 노게임 이후 모든 게 달리진 KT 고영표

입력 2021-06-02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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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스포츠동아DB

“비가 다 씻어준 것 같습니다.”

KT 위즈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30)에게 5월은 힘든 달이었다. 3경기에 선발등판해 1패만을 기록했다.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26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선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12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6이닝 6실점의 부진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렇다고 아주 불운했던 것도 아니다. 20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선 3이닝 6실점으로 초반에 무너졌는데, 3회말부터 강하게 쏟아진 비 덕분에 노게임이 선언됐다. 시즌 평균자책점(ERA)이 대폭 올라갈 수 있었지만, 비와 함께 고영표의 이날 등판 기록은 삭제됐다.

두산전은 고영표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지난해 제대 후 팀에 복귀해 큰 기대를 모았기 때문인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 직후 4월 한 달간 5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하며 3승1패, ERA 3.48로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그래도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모든 구종이 밋밋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난타를 당한 5월 20일 두산전 이후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정신적으로 편해지자 구위가 살아났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각도가 좋아졌고, 공에 힘을 제대로 실어 던질 수 있게 됐다. 구위 향상은 피칭 결과에도 즉각 반영됐다. 6월 첫 선발등판이었던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2이닝 1실점의 호투로 32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고영표는 “지난달 불운했던 것 같지만 천운도 따랐다. 비로 노게임이 된 두산전 이전까지 많이 쫓겼는데, 그 이후 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그날 비가 많은 부분을 씻어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지난달 SSG전부터 구위, 자신감 등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 야구가 쉽다가도 어렵고, 어렵다가도 쉬워지는 것 같다.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 내 5선발이지만 그건 출전하는 순번일 뿐이다. 더 잘해서 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QS 행진을 지켜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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