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MVP] 네 명이 6이닝 무실점 합작…LG 불펜, 이래서 풍부하고 탄탄하다

입력 2021-06-02 2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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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정용-송은범-김대유-고우석(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선발투수가 3이닝 만에 5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따라붙지 못할 스코어는 아니었지만 남은 이닝 불펜의 부담, 필승조 투입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플랜을 짜기 어려웠다. 하지만 불펜 4명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LG 트윈스 뒷문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LG는 2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6-5로 이겨 주중 3연전의 균형을 맞췄다. 5-5로 맞선 8회말 1사 3루서 나온 유강남의 땅볼이 결승타였다.

이날 LG 선발 정찬헌은 3이닝 6안타 1홈런 2삼진 5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이날을 끝으로 정찬헌에게 열흘의 휴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힘을 모두 쏟아 붓고 내려오길 기대했으나 예상과 어긋났다.

3-5로 뒤진 4회초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필승조 투입이 어려웠고, 추격조 이정용이 등판했다. 3회초 대거 5득점으로 기세가 오른 KT 타선을 잠재워야했으니, 추격조 투수에게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었다. 이정용은 4회초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5회초에도 비록 선두타자 조용호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황재균을 병살타로 처리한 데 이어 강백호까지 땅볼로 잡아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3번째 투수는 송은범 역시 6회초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불펜이 힘을 내자 타선이 응답했다. 3-5로 뒤진 6회말 김민성의 희생플라이와 대타 로베르토 라모스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7회초에도 올라온 송은범은 1사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등판한 김대유는 조용호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황재균을 땅볼로 요리하며 불을 껐다. 그리고 8회초도 삼자범퇴.

LG 타선이 8회말 역전에 성공하자 잠실구장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클로저’ 고우석의 등장이었다. 고우석은 볼넷 하나만 내줬을 뿐 실점 없이 시즌 12세이브째를 챙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 불펜은 46게임에서 평균자책점(ERA) 3.82(2위)를 합작했다. 소화이닝도 188.2이닝으로 리그 2위였는데, 많이 던지면서도 강했던 것이다. 이날의 6이닝 무실점으로 불펜 ERA는 3.70까지 떨어졌다. 필승조 김대유~정우영~고우석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여기에 플랜B인 추격조까지 힘을 과시하고 있다. 누가 나와도 안정감을 준다. LG가 빈타 속에서도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는 원동력은 뒷문에서 시작된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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