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화 “난생 처음 캐릭터에 빙의된 것처럼 살았죠”

입력 2021-06-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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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대박부동산’의 주연 정용화. 이번 드라마에서 사기꾼 역을 탁월하게 소화한 그는 “틀을 벗어나 새장 밖으로 한 걸음 나오게 됐다”고 말한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대박부동산’ 사기꾼으로 이미지 변신 성공한 정용화

오인범 역 하면서 다 내려 놓자 결심
비슷한 캐릭터만 하다보니 변신 갈망
높아진 행복지수…유지하는 게 목표
노래·연기·예능 모두 꾸준히 해야죠
‘연예인’이란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로 정용화(32)를 빼놓을 수 없다.

11년차 밴드 씨엔블루의 메인 보컬, 6편의 주연 드라마를 보유한 연기자,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사랑받는 진행자…. 2009년 데뷔 이후 성과만 늘어놓아도 단번에 납득이 간다. 영역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달려온 덕분에 대중의 뇌리에 이름 석 자를 아로새길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 이는 “나를 가둬놓는 틀”과 같다. “때때로 연기하면서 ‘연예인으로서 매력’이 깨질까 고민”했다. “잘 생겨만 보이고 싶은 20대 특유의 욕심”과 “주로 소화했던 멋지고 다정한 캐릭터”도 족쇄였다.

그런 정용화에게 9일 마친 KBS 2TV ‘대박부동산’은 “비로소 새장 밖으로 한 걸음 나오는” 계기가 됐다. 15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퇴마를 소재삼은 드라마에서 능글맞은 사기꾼 오인범을 연기하며 “전부 다 내려놓자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KBS 2TV 드라마 ‘대박부동산’의 한 장면. 사진제공|KBS


“캐릭터 말고 그 어느 것도 신경을 쓰지 않은 적은 처음이에요. 전에 했던 건 다시 하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연기만은 그게 잘 되지 않았어요.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맡아와서인지 도전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컸죠. ‘대박부동산’이 변신할 절호의 기회였어요. 다행히도 좋은 반응을 얻어 기뻐요. 더욱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거칠 것 없이 푹 빠져들며 “진짜 캐릭터에 빙의가 됐나” 싶을 정도로 신나게 연기했다. 장나라·강홍석·강말금 등 “평생을 함께 할 동료들”도 얻었다. 군 복무 등으로 인해 안방극장 4년의 공백도 말끔하게 씻어냈다.

“군 복무는 인생의 ‘터닝포인트’이기도 해요. 사실 20대 때에는 일 욕심이 커서 늘 초조했고, 압박감에도 시달렸어요. 2018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29살에 입대해 확 달라졌죠. ‘형처럼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린 친구들의 말을 듣고 ‘나, 꽤 행복한 사람이었구나’ 깨달았거든요. 조급한 마음이 많이 사라졌죠.”

정용화.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마음가짐이 달라지자 여유도 함께 찾아왔다. “이제는 눈앞에 주어진 일에 집중하면서 즐기는 법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3인조로 그룹을 재편하고, 차기작을 고심하면서 겪은 부담감도 “너무 깊은 고민은 독”이란 생각으로 헤쳐 나갔다.

이제는 “확실히 높아진 행복지수”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가수와 연기자,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웃었다.

“앞으로 보여줄 게 정말 많아요. 가수로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싶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고,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 대본도 들어오고 있어 곧 다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능프로그램도 재미있는 것이라면 다 나갈 준비가 돼 있어요. 무엇이든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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