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원형 감독(왼쪽)-한화 수베로 감독. 스포츠동아DB
SSG는 19일 3-5로 뒤진 6회초 2사 후 최정을 시작으로 한유섬, 제이미 로맥, 정의윤이 잇달아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한화에 아픔을 안겼다. 로맥이 홈런을 터트린 뒤 한화는 급히 김민우를 내리고 신정락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정의윤마저 바뀐 투수의 초구를 걷어 올려 기록을 완성했다. 7-5 승리로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이 상황을 지켜본 양 팀 사령탑의 시선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깜짝 놀랐다. 설마 했다”며 “(정)의윤이 타석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6회 중반부터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면 기록의 희생양이 된 데다 역전패의 아픔까지 겪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의 아쉬움은 컸다. 그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중계방송을 통해선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겪은 것은 처음이다. 2아웃 이후 솔로홈런만 4방을 맞았는데, 당사자가 되니 힘들더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SSG 박민호. 스포츠동아DB
흥미로운 사실은 전날 승리투수가 된 박민호(SSG)는 지난해 이미 같은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는 점이다. 2020년 10월 22일 문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앞선 투수 김정빈이 이대호~이병규~안치홍에게 3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 올랐고, 곧바로 한동희에게 초구를 통타당해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할 말이 많았다. 박민호는 “작년 생각이 났다. 수베로 감독님께 ‘직접 맞아보셨냐’고 여쭤보고 싶다”고 껄껄 웃으며 “어제(19일)는 나도 홈런 장면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