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고괴담6’ 김서형 “늘 죽을 듯 연기…내가 살아가는 이유죠”

입력 2021-06-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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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의 주연 김서형은 “아이들의 아픔에 손잡아줘야 하는 건 어른”이라고 말한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연속성에 대한 기대감과 애정으로 출연한 그가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사진제공|kth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 주연 김서형의 두번째 여고괴담

16년 전 교사서 모교 교감으로
“사실 겁이 많아 공포영화 안 봐
센 캐릭터 연기, 피할 수는 없죠
시리즈가 10편까지는 가야죠!”
“무너지더라도 피하지 말자. 그것이 숙명이다.”

숙명이 ‘숙명’인 것은 주어진 것을 그저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또 다른 변화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동력이 될지 모른다. 배우 김서형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스스로 다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가두려 하지 않으며, 그래서 스스로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17일 개봉한 영화 ‘여고괴담:여섯번째 이야기:모교’(모교, 제작 씨네2000·감독 이미영)도 김서형이 또 한 번 노력한 무대이다. 극중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에 부임한 교감인 그는 학교 안 모종의 공간에 스며든 공포 속 진실을 찾아 나선다. 그러는 사이 자신에게 남겨진 고통의 생채기를 확인하며 과거와 현재의 아픔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김서형은 2005년 ‘여고괴담4:목소리’에도 교사 역으로 출연했다. 16년의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교감 역을 연기하며 돌아온 그는 자신이 펼쳐온, 또 펼치고 있는 노력과 역설을 오가며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21일 온라인 화상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모교’의 한 장면. 사진제공|kth




- 16년 만에 ‘여고괴담’ 시리즈의 신작을 선택했다. 배우로서 어떤 의미인가.

“시리즈가 10편까지는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시리즈가 유지되고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 몸 아끼지 않고 열심히 했다.(쓰러지는 장면을 촬영하며 두 차례 뇌진탕 증상을 앓기도 했다.) 사실 겁이 많아 공포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 그래서 ‘여고괴담’ 시리즈 역시 모든 작품을 보지는 못했다. 이제 들여다보겠다. 소리라도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와 학생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각 이야기의 맥락은 같다.”


- 시리즈라는 점에서 부담감은 없었나.

“시리즈가 잘 가기 위해 여섯 번째 이야기에 함께한다는 데 취지를 뒀다. 흥행과 상관없이 7편에서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거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 이번 이야기로 관객이 가슴에 품어가기를 바라는 것이 있나.

“어른들의 부재! 결국 손잡아주고 이끌어줘야 하는 건 어른들이다.”


- ‘여고괴담’ 시리즈는 배우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학생 역 김현수·최리·김형서 등과 맞춘 호흡은 어떤가.

“똑 부러지게 하더라. (가수 비비로 활동 중인)김형서는 연기자가 더 맞지 않나 싶었을 만큼. 현장에서는 서로 연기하는 데 에너지를 주고 시너지에 의지하며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어간다. 어린 후배들이 자기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잘 받아주고 표현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이나 경력과 상관없이 모두가 동료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그건 모든 스태프의 도움 덕분이기도 하다. 나도 그 덕에 연기한다.”

배우 김서형. 사진제공|kth



선배 연기자로서 의연한 생각을 드러낸 김서형은 그동안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유난히 ‘센캐’(강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상당한 감정과 에너지를 쏟아내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 이제 의도적으로 평범하고 유한 캐릭터를 연기하고픈 생각은 없나.

“배우의 숙명이다. 그래서 거부할 수 없다. 그런 역할이 주어질 때마다 서운하기도 하지만, 피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맞닥뜨려 힘들지만 더 좋은 시너지를 얻기도 했다. 그런 이미지에 갇힐까 10년 전부터 걱정하기도 했다. 갇힐 수 있는 걸 열어보려고 상당히 고민했다. 돌파하는 힘도 내게 달렸다. 오히려 존재감이 더 발산되는 때도 많았다. 어찌 보면 내게서 강한 뭔가를 필요로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려면 감정소모도 심할 텐데, 당신은 그만큼 강한 사람인가.

“늘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 그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오래 버틸 수 있다며 나를 다그치는 것. 하지만 그러다 보면 소모가 더 크다. 그 소용돌이에 많이 무너진다. 혼술을 하거나 일주일 내내 왕창 울어본다든가 한다. 그래도 거부하지 않는다. 그걸 넘어서야 작품을 온전히 끝낼 수 있더라. 그러니 버티고 27년 동안(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 연기해오지 않았을까. 주저하지 않고 겪는 게 맞다.”


- 그렇게 연기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죽을 듯 연기해야 한다. 그게 살아있는 이유이고, 배우를 하는 이유이다. 운명이다. 어떤 소용돌이도 피하지 않고 버텨야, 평생 해야 할 거라 생각한다.”

김서형은 운명과도 같은 연기를 현재는 tvN 화제의 드라마 ‘마인’에서도 펼치고 있다.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이다. 재벌가 큰며느리이면서 동성애의 미묘한 감정을 풀어내야 한다.

“이번에 멜로연기를 해보니 그게 더 쉽더라. 배우는 골라서 할 수 없다. 뭐든 해야 하니까. 나도 멜로연기가 가능하다.(웃음) 고민도, 부담감도 없었다. 그보다는 멜로가 왔으니 잘해야 또 다른 또 다른 멜로가 오겠지 하는 기대가 컸다. 하하!”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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