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내는 육성 요람…이천에 가다③] 현역 제대 후 구속↑ 비결은 풋살? LG 손주영 “평균 145㎞ 목표”

입력 2021-06-2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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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핵심 유망주 투수 손주영은 구단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자원이다. 고민이던 구속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기대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이천 | 최익래 기자

양과 질 모두 최고로 평가받는 LG 트윈스 선발진. 여기에 또 한 명의 유망주가 이 자리를 노리고 있다. 주인공은 손주영(23)이다.

올 시즌 LG 1군에는 홍창기, 이상영, 문보경 등 투타 가리지 않고 ‘이천 키즈’들이 활약 중이다. 황병일 2군 감독과 황현철 운영2팀장에게 기대할 만한 다음 유망주를 묻자 입을 모아 손주영의 이름을 꺼냈다. 그만큼 지금 페이스와 잠재력 모두 괜찮다는 평가다.

경남고를 졸업한 손주영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최상위 지명권을 할애했을 만큼 기대가 큰 유망주였고, 입단 직후부터 1군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첫 2시즌 동안 1군 9경기(3선발)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ERA) 7.13을 기록한 채 입대했다.

현역병 입대는 손주영의 야구 인생 전기를 마련했다. 손주영의 부대에는 서울대 재학생 동기부터 서른 살 형, 사업체를 운영하던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가득했다. 10년 넘게 야구선수들과만 함께 하던 손주영의 시야가 달라졌다. 스스로도 “생각도 못했던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생각이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1사단에서 비무장지대(DMZ) 작전을 수행했고, 일과 외 시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풋살도 즐겼다. 쉼 없이 뛰어다니는 풋살 특성상 하체가 저절로 강화됐다. 여기서 반전이 찾아왔다. 입대 전까지 손주영의 고민이던 구속이 오르기 시작한 것. 손주영은 “아마추어 땐 공이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에서 유독 안 나왔다”며 “입대 후 순발력이 생기고 힘이 붙으니 구속이 올라왔다”고 자평했다. 전역 후 구속 측정 결과는 평균 142㎞, 최고 145㎞. 입대 전 평균 137㎞대를 유지했으니 5㎞ 가까이 올랐다. 목표는 평균구속을 145㎞대까지 끌어올리는 것인데,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잠시 이천에 들러 선동열 전 감독의 원 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선 감독은 “밸런스가 굉장히 좋은 왼손투수”라고 손주영을 칭찬하며, 스텝을 밟아서 강하게 던지는 ‘스텝 스로우’를 추천했다. 손주영은 “2월 중반부터 꾸준히 했는데 밸런스가 더 잘 잡히고 효과를 많이 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군에서 페이스가 좋자 예상보다 빠르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1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모처럼 등판해 2이닝 2실점에 그쳤고, 이틀 뒤 다시 2군에 내려갔다. 손주영은 “창피했다. 오랜만의 등판이라 밸런스가 안 맞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앤드류 수아레즈를 직접 본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큰 자극이 됐다. 수아레즈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더했다.

2군 공식경기 4차례 등판해 14.1이닝을 소화하며 1승무패, ERA 1.26. 적어도 지금까지 퓨처스리그는 손주영에게 좁은 무대다. LG 선발진 코어 유망주 한 명이 또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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