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대박 친 골프예능, 방송가 바람 타고 풀스윙

입력 2021-06-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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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가에 골프 소재 예능프로그램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 콘텐츠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의 한 장면. 사진출처|유튜브 영상 캡처

김구라·김국진 등 골프 콘텐츠로 인기
‘편먹고072’ 등 지상파 중심 5편 편성
드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위에 골프채를 든 스타들이 들어선다. 서로 농담하며 웃는 것도 잠시, 작은 공을 바라보는 눈빛과 자세가 프로 골퍼 못지않다.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과 시청자들도 웃음과 긴장감 사이를 시선으로 오간다.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 ‘홍인규 골프TV’, ‘장동민의 골프와의 전쟁’, ‘김국진의 거침없는 골프’ 등 골프를 소재로 하는 유튜브 예능 콘텐츠가 각기 최대 200만 조회수까지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골프 예능프로그램은 방송가로도 넘어와 그야말로 ‘풀 부킹’상태인 ‘극성수기’를 맞고 있다. SBS ‘편먹고 072(공치리)’, tvN D ‘스타골프빅리그’ 등 현재 방영 중이거나 준비 중인 프로그램만 5편이 넘는다. 방송사뿐 아니라 티빙 ‘골신강림’ 등 OTT(동영상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투자·제작에 나서고 있다.

박세리부터 강호동까지…스타들 대거 출연
세대 불문,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현상에 주목한 결과다. 4월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01개 골프장 내장객은 4673만명으로, 2019년(4170만명)보다 12.1% 증가했다.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무려 65%가 20∼40대 이용자라는 통계도 나왔다.(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처럼 골프가 대중화하면서 각 예능프로그램 제작진도 이를 방송 콘텐츠로 녹여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탁 트인 필드를 배경으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기에도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골프 열혈 팬’ 스타들을 섭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이다. 이승엽 SBS 해설위원은 그동안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고사해오다 골프 소재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에 7월 방송하는 ‘편먹고 072’ 고정 출연자 자리를 받아들었다. OTT인 웨이브도 제작비를 투자했다.

자타 비공인 ‘장타왕’ 강호동은 최근 아들 시후 군이 ‘골프 신동’으로 유명해져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덕분에 신동엽·이수근과 함께 8월 ‘골신강림’에 출연키로 해 화제다. ‘골프 여제’ 박세리는 30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JTBC ‘세리머니클럽’을 내놓는다. 모두 “골프에 대한 애정”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지나친쏠림은 지양해야”
다만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골프 소재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해 방송사마다 관련 프로그램을 내놨다 포화 상태에 이른 ‘트로트 열풍’과도 비슷한 양상이라는 지적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골프의 인기가 젊은 세대로까지 확대된 동시에 새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유튜브와 OTT, 방송프로그램을 찾아보는 현상이 더해졌다”면서도 “쏠림현상을 피하기 위해 소재 발굴뿐 아니라 같은 소재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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