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KPC 메인이벤트 우승자 김동우, “돌아가신 아버지께 이 영광을…”

입력 2021-06-28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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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KPC 메인이벤트 우승자 김동우씨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제3회 KPC 메인이벤트 우승자 김동우씨가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MGM이 주관한 대한민국 홀덤인들의 대축제 ‘제3회 코리아포커챔피업십(KPC·Korea Poker Championship) 부산’이 26일부터 이틀간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농심호텔에서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 아래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전검사와 함께 철저한 방역 시스템 적용으로 대회장은 널찍하게 떨어져 마련된 테이블마다 마스크와 캡을 착용한 선수들이 앉아있었다. 그 중에서도 실내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있는 김동우는 유독 돋보였다. 실력도 발군이었다. 결국 메인이벤트 우승이라는 영광까지 안았다.


“우승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무언가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참가한 대회에서 뜻밖의 우승을 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이 기쁨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돌려드리고 싶다.”


울먹이며 인터뷰를 진행하던 김동우는 3개월 전 폐렴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러 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취미로만 즐기던 홀덤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게 된 것은 아버지와의 헤어짐을 정리하는 과정과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내가 쓰고 있는 밀짚모자는 아버지가 생전에 즐겨 쓰시던 모자와 비슷한 것이다. 실제 아버지의 모자도 차에 늘 싣고 다니는데, 유품이 손상될까봐 더 이상 쓰고 다니지는 않고 비슷한 모자를 구해 아버지와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쓰고 다니고 있다.”


KMGM 울산삼산점에서 예선을 통과한 김동우는 닉네임 ‘3M.골든가이’를 사용하고 있다. 홀덤을 접한 지는 1년 남짓으로 경험이 많지는 않다. “작년에 친구들이랑 집에서 재미로 홀덤을 하다가 친구가 제주도 제1회 KPC 포스터를 가져와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그 당시 울산점이 없어서 거제, 김해, 창원, 진주점을 다니며 본선 티켓을 획득해 제주도에 가서 머니인을 했고 이것이 홀덤을 시작한 계기다. 내가 KPC와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우는 최근 물오른 실력을 발휘 중이다. 지난주에는 월드클래스가 주최한 WCOP 슈퍼하이롤러에서 우승해 8000만 원의 상금도 획득했다.
제3회 KPC 메인이벤트 우승자 김동우씨(왼쪽)가 KMGM 이석영 대표(가운데), 준우승자 최영준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3회 KPC 메인이벤트 우승자 김동우씨(왼쪽)가 KMGM 이석영 대표(가운데), 준우승자 최영준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 최대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덜 긴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주 우승 경험이 있어서였다. 이번에 받는 상금 1억4400만 원으로 아버지의 묘자리를 좋은 곳으로 모시고 싶고, 나머지는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번 대회 상황을 복기하던 김동우는 최고의 순간으로 파이널테이블에 5명 남았을 때 파켓 퀸즈로 4벳한 후 ‘갓지’ 선수가 올인을 한 상황을 떠올렸다.


“당시 나는 상대방의 카드를 에이스킹으로 생각했다”면서 “칩이 반 이상 들어간 상황이라 내 입장에서는 크라잉콜을 한 부분인데, 운 좋게 승리해서 압도적인 칩리더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위기의 순간마다 역전이 이뤄졌고, 파이널 헤즈업 마지막 핸드도 내가 A5, 상대방 A6에 보드가 낮은 카드들이 깔리면서 일방적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끝에 스트레이트가 되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 게임 내내 아버지께서 도와주고 계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홀덤으로 인생이 바뀌었고 홀덤에 대한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그는 “아직까지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전향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충실하게 회사원으로 생활하면서 틈틈이 홀덤을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부산 | 이도경 객원기자 revol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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