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맞은 구광모 호…‘뉴 LG’ 기반 다졌다

입력 2021-06-29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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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취임 만 3년을 맞았다. LG는 이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를 보였다. 휴대전화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기로 했으며, 배터리와 자동차 전장 등 신규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실용주의 경영을 바탕으로 한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새로운 LG’를 위한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실제 그 결과 LG 상장 계열사(LX그룹 분사 예정 계열사 포함) 시가총액은 약 65조 원 이상 늘었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6월 29일 약 93조 원에서, 약 160조 원이 됐다.

실용주의 바탕 ‘선택과 집중’

구 회장은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같은 해 6월 29일 LG그룹 회장에 올랐다. 만 40세의 젊은 나이에 LG그룹을 이끌게 된 구 회장은 시작부터 변화를 몰고 왔다.

그 중에는 탈권위적이고 수평적인 기업 문화가 있다. 구 회장은 별도 취임식 행사를 갖지 않았으며, 지난해부터 강당 등에 모여 하던 시무식 대신 디지털 신년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있었지만, 전 세계 LG 구성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신년 영상을 접하고 새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LG 측 설명이다.

LG 관계자는 “복장이 자유로워졌다든가 내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많은 변화들이 있다”며 “사내벤처 활성화 등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문화도 마련됐다”고 전했다.

구 회장이 가져온 또 하나의 대표적 변화는 실용주의다. 지난 4월 마무리된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이 대표적인 예로, 창업정신 중 하나인 ‘인화’를 바탕에 두면서도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실용주의 경영은 다소 보수적이던 LG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취임 초 이사회 인사말을 통해 전한 메시지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그룹 내 비주류 사업은 과감히 축소했다. 서브원 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은 매각했고,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사업은 철수했다.

방점은 올해 4월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철수 발표였다. 1995년 ‘화통’이라는 브랜드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었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한 것이 과감한 결단의 배경이 됐다.

자동차 전장 등 새 먹거리 발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생활가전 등 기존 사업은 고도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 등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특히 전장 사업은 LG가 가장 공을 들이는 미래 신성장 동력이다.

LG전자는 오는 7월 세계적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앞서 3월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다.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를 자동차 전장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램프를 3개의 축으로 자동차 전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도 있다. 지난해 12월 LG화학 배터리사업에서 분할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강자로 떠올랐다.

그 밖에 투자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을 인수했고,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3년 동안 1억 달러(약 113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LG는 최근 재계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상장회사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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