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메타버스 도입…일산차병원, 개원 1주년 맞아 ‘가상병원’ 오픈

입력 2021-07-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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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속 가상 일산차병원 7층 산부인과 외래 및 진료실. 사신제공|차병원

가상병원서 MZ세대 소통부터 놀이·교육까지

국내 병원 최초로 제페토에 개원
산부인과·초음파실 등 그대로 구현
아바타 통해 병원 역할극 등 즐겨
향후 원무행정 서비스도 제공 계획
분만실에 환자복을 입고 나타난 방문객, “아기 낳으러 왔는데 상황극 할 사람 연락”이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7층 외래창구에선 방문객들이 원무직원 놀이에 열중하고, 이벤트홀에선 한 직원이 돈다발을 뿌리며 요즘 유행인 플렉스(flex·힙합문화에서 유래한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행동)를 호기있게 시전한다.

한바탕 난장 놀이판 같은 이 모습은 물론 실제 병원 상황은 아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 구현된 일산차병원의 가상세계다.

아바타로 병원 돌아다니며 소통과 놀이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상이나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현실 사회를 뜻한다. 이곳에서는 자신을 대신한 아바타 캐릭터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거나 평소 못해본 놀이나 소비 등 현실의 각종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산업은 2025년 세계시장 규모가 3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메타버스 콘텐츠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만 해도 전 세계에 걸쳐 가입자가 2억 명에 달한다.

의료계도 메타버스의 활용성과 영향력에 관심이 높다. 다양한 분야에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데 앞에서 소개한 일산차병원이 대표적이다. 일산차병원은 6월 개원 1주년을 맞아 국내 병원으로서는 최초로 제페토에 가상 병원을 개원했다. 가상 병원에는 실제 일산차병원과 똑같이 이벤트홀, 산부인과, 초음파실, 분만실, 행정사무실 등을 구현했다.

제페토 이용자는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각종 아이템으로 꾸미고 가상 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며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고 역할놀이나 상황극을 즐긴다. 이 과정에서 만든 콘텐츠는 내 아바타 페이지에 업로드하거나 오프라인, 제페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가상 일산차병원에서 직원 이벤트에 참가해 돈을 뿌리는 플렉스를 보여준 직원 아바타. 사진제공|차병원



향후 신생아실·로봇수술실 추가 구현

원래 일산차병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별다른 병원투어를 못했던 직원과 가족을 위해 비대면으로 병원을 소개할 방법을 찾다가 메타버스에 착안했다. 하지만 이후 전 세계 이용자들이 병원을 간접체험하고 그 안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산차병원’이란 브랜드를 제페토 주사용자 층인 MZ세대에게 각인시키도록 콘텐츠를 보강했다.

일산차병원 관계자는 “전 세계 제페토 사용자들이 병원의 주요 공간을 돌아다니며 그 속에서 각종 역할놀이나 상황극을 할 수 있어 개원 1주년 이벤트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유지, 보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신생아실, 입원병동, 로봇수술실 등을 추가로 구현해 더 다양한 간접체험을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는 각 부서공간에서 신입교육이나 오리엔테이션 등 직원 교육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제페토의 가상병원을 활용해 진료 전 의료상담이나 병원 행정절차 문의 등을 할 수 있고 입퇴원 확인서, 진료비영수증 발급 등과 같은 진료 외 원무행정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산차병원의 메타버스 가상병원 운영 사례는 같은 재단 소속인 차의과학대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내 다양한 공간을 구현하고 메타버스 강의실이나 그 속에서의 비대면 강의 등을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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