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의리(왼쪽), 정해영. 스포츠동아DB
KIA는 7월 들어 열린 6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6연승을 질주했다. 올 시즌 팀 최다연승이다. 적은 표본이지만 7월 승률 1위라는 기분 좋은 기록도 만들었다. 성적이 곤두박질친 5월과 6월을 생각하면 분위기 자체가 180도 바뀐 모습이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일등공신들 중 팀의 막내인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선발투수로 든든한 한 축이 된 좌완 이의리(19)와 마무리투수로 안정감을 뽐내는 우완 정해영(20)의 활약이 반갑다.
신인이지만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이의리는 시즌 개막 이전부터 선발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따냈다. 승리와 자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14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ERA) 3.89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이의리의 활약은 KIA에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였다. 애런 브룩스, 다니엘 멩덴이 모두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도 씩씩하게 선발로테이션을 돌았다. KIA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의리의 등판을 주 1회로 제한하며 관리에도 힘썼다. 그 덕에 건강하게 마운드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여러 톱니바퀴가 맞물려 좋은 결과를 얻은 모습이다.
2년차 불펜투수 정해영의 활약도 놀랍다. ‘2년차 징크스’란 말은 적어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12일까지 31경기에서 5승4패15세이브, ERA 2.43을 기록했다. 불펜에서 핵심 역할인 마무리를 맡아 전반기 내내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 박준표, 전상현 등 기존 마무리투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가운데 정해영이 그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부상선수들이 돌아와도 당분간 그를 마무리투수로 계속 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안긴 소방수다.
오늘보다는 미래를 항상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단들으로선 1~2년차 선수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큰 도움이 된다. KIA에선 이의리와 정해영이 그렇다. 2000년대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의 활력을 앞세워 KIA가 후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