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이병헌, 한국영화 위상 빛낸 ‘칸의 두 남자’

입력 2021-07-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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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인 ‘비상선언’의 주연 송강호·이병헌과 연출자 한재림 감독, 임시완(왼쪽부터)가 17일 오전 5시15분(한국시간) 영화의 공식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사위원·시상자로 피날레 장식

송강호, 경쟁부문 심사·감독상 시상
이병헌은 폐막식 ‘여우주연상’ 호명
함께 주연한 ‘비상선언’ 뜨거운 관심
佛 뒤쿠르노 감독 ‘티탄’ 황금종려상
“한국영화의 얼굴“.

세계 최고 권위·최대 규모의 칸 국제영화제가 배우 송강호를 이렇게 가리켰다. 영화제는 그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칸과 전 세계에서 크게 성공한, ‘살인의 추억’의 상징”이라고 썼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봉준호 감독이 “선언합니다”며 우리말로 영화 축제의 개막을 선언한 7일 개막식에 이어 18일 폐막식에서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 감독 등과 함께 자리했다.

이날 폐막식에서 그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로 반갑게 인사한 또 한 명의 한국배우가 있다. 시상자로 무대에 나선 이병헌이다. 한국배우로는 처음으로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 시상자가 된 이병헌은 넘치는 여유를 과시했다. 그 역시 “한국영화의 얼굴”(the face of Korean cinema)임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송강호·이병헌 주연 ‘비상선언’ 호평
송강호는 15일 칸 국제영화제 공식 인터뷰에서 “감독에 대한 믿음, 내 관점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의 끌림”을 작품과 선택의 바탕으로 꼽으면서 “마음과 영혼을 연기에 던지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창동·박찬욱·김지운·봉준호 감독”이 배우 경력에 영향을 미쳤다며 연출 의향에 대해 “지금으로선 재능이 없다. 당분간 배우에 집중하고 싶다. 아직 카메라 앞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심사위원 송강호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다. 하지만 심사위원 위촉 자체가 한국영화와 배우의 세계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주연작 ‘비상선언’을 이번 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선보이며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받은 것으로도 이어진다.

여객기가 테러의 위기에 빠진 뒤 각기 사연을 지닌 이들이 이에 맞서는 극한의 절박함을 그린 ‘비상선언’은 17일 오전 공식 상영됐다. “상영시간 2시간30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AFP통신), “경이로운 항공재난영화”(NY옵저버) 등 외신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헌도 찬사를 함께 받았다. ‘비상선언’으로 호흡을 맞춘 송강호와 임시완, 연출자 한재림 감독과 함께 레드카펫에 올라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폐막식에서 “올해 영화제는 내게 매우 특별하다”며 “영화제의 문을 연 봉준호 감독과 심사위원인 송강호는 제 동료이고,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는 저와 성씨가 같다”며 영어로 위트를 드러냈다.

‘티탄’, 황금종려상…한국영화 ‘매미’ 수상

이병헌은 18일 오전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호명했다. ‘더 워스트 퍼슨 인 더 월드’의 레나트 라인스베였다. 송강호도 심사위원 자격으로 감독상 수상자인 ‘아네트’의 레오 카락스 감독의 이름을 불렀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이 차지했다. 여성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감독 이후 28년 만이다. 심사위원대상은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히어로’와 핀란드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컴파트먼트 넘버6’가 함께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니트람’의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수상했다.

한국영화는 영화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을 선보이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출품작인 윤대원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매미’가 2등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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