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기다린 올림픽인데…’ 도쿄올림픽, 보이콧·출전정지 속출 우려

입력 2021-07-20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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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말 많고 탈 많던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개막을 앞두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대회에 이어 5년 만에 펼쳐질 지구촌 최대의 메가 스포츠 이벤트지만, 기류는 썩 긍정적이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이 전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최가 추진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방송중계권 등 수익이 필요했고, 28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은 일본도 자존심 회복과 집권당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올림픽을 강행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사고 있다.


‘환영받지 못한’ 올림픽을 앞두고 여기저기에서 보이콧이 속출했다. 이미 세계 각국의 많은 메달 후보들이 대회 불참을 선언한 채 도쿄에 입성하지 않았다. 부상 등의 이유도 있지만, 일본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인 코로나19에 대한 위협을 우려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올림픽 파트너들도 적극적이진 않아도 도쿄올림픽과는 다소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올림픽 최고등급 스폰서인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에 포함된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개회식 불참을 결정한 뒤 다른 기업들이 속속 뒤를 따르고 있다. 유명 전자기기업체 후지쯔, 일본전기주식회사(NEC), 일본전신전화공사(NTT) 임원들도 대거 개회식 참석 및 관전 계획을 취소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무관중 올림픽에 자신들만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다. 자국 내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개회식에 참석하고 경기를 관전하면, 소비자들의 반발로 기업 이미지 추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올림픽은 대부분 무관중으로 진행되지만 스폰서와 미디어는 예외다.


출전정지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외부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자신한 ‘코로나 버블 방역’이 이미 뚫렸다. 가장 안전해야 할 선수촌 내 감염이 늘고 있다. 20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대회 참가 선수들과 위탁업체 직원,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67명의 감염자가 나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6시간 전 받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출전할 수 있지만, 대회 기간 중 정상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 하루에 대회 일정을 몰아치기로 소화하고, 근접 경기를 하는 일부 종목 선수들은 1라운드를 마치고 다음 라운드를 기다리는 도중 코로나19 검사를 또 받을 수 있다. 결국 출전정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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