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대선배들 모시는’ 당찬 막내 김제덕에게 시선 쏠리는 이유

입력 2021-07-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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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국가대표 김제덕. 사진출처|대한양궁협회 SNS

양궁은 국제종합대회 때마다 대한민국의 메달밭으로 기여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 획득보다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꿈의 무대를 밟은 선수들은 어김없이 세계 최강의 면모를 뽐내며 한국양궁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항상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2020도쿄올림픽에선 ‘소년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이 대회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대선배 오진혁(40·현대제철)과 김우진(29·청주시청)을 소위 ‘모셔야’ 하는 새내기지만, 긴장한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파이팅을 외치는 패기, 취재진의 질문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박채순 양궁대표팀 총감독까지 흐뭇하게 만든다.

김제덕의 당당함에 주목하는 이유는 멘탈(정신력)이 중시되는 양궁 종목의 특성 때문이다. 손의 떨림 하나가 메달 색깔과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대표팀이 큰 대회를 앞두고 소음적응훈련을 하는 이유다. 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질 도쿄 유메노시마 경기장의 환경을 90% 이상 구현한 세트를 진천선수촌에 설치하고 훈련을 진행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김제덕은 어떤 변수도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을 지녔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단순히 젊다는 이유로만 주목받는 게 아니다. 기량도 훌륭하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6월 열린 아시안컵에선 대표팀 선배 김우진을 꺾고 남자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를 떠올리면서도 그는 “(김)우진 선배와 맞붙는다는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내 자세를 보완하는 데 더 신경을 썼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멘탈과 실력을 모두 갖춘 차세대 주자답다. 올림픽 개막일(23일)을 기준으로 만 17세 3개월인 그가 입상에 성공한다면, 역대 한국 선수단 최연소 메달리스트도 된다.

김제덕은 양궁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전 종목을 석권했던 5년 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그는 이제 당당히 올림픽무대를 밟고 금메달을 노리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엄청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리우올림픽 때는 그저 재미있게 보기만 했는데, 직접 올림픽에 나서게 된다니 기쁘고 영광이다. 친구들도 ‘금메달 따고 돌아오라’고들 한다. 자신 있게 활시위를 당기는 내 강점을 항상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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