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만…맞춤형 건기식이 뜬다

입력 2021-08-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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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도 이제 비스포크 시대

비타믹스, 맞춤 영양제 브랜드 운영
한국솔가, 맞춤설계 서비스 도입
정부, 건기식 소분 판매 허용 계획
“하루 채소는 몇 접시 드세요?”

“평소 햇볕을 쬐는 야외활동은 얼마나 하나요?”

얼핏 병원이나 다이어트 전문 시설의 건강상담같은 질문들. 사실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건강기능식품’을 위한 첫 단계다.

사회가 개인화를 넘어 초개인화로 들어서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도 그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내게 맞는 건기식을 ‘고르는’ 것을 넘어 몸 상태와 필요한 영양소를 나에 맞게 딱 맞추는 ‘비스포크 건기식’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비타믹스의 비스포크 건기식 ‘뉴트리미 마이팩’. 사진제공|비타믹스


비타믹스, ‘건강영양평가’ 통해 맞춤 제조
비스포크(Bespoke)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맞춤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전에는 옷이나 구두 등에서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냉장고 같은 가전분야까지 등장했다.

비스포크 건기식 역시 소비자 요구와 필요에 따라 각종 영양성분을 맞춤 제조하는 것이다. 개인마다 필요한 영양소는 식생활 같은 생활습관과 환경적, 유전적 요인에 따라 다양하다. 비스포크 건기식은 전문가 상담과 평가를 통해 마치 옷이나 구두를 맞추는 것처럼 내게 맞는 영양소와 성분을 파악한다.

전문가와 한 번 상담하면 이후 같은 제품을 간편하게 온라인 등으로 정기구매할 수도 있어 ‘구독경제’ 서비스를 건기식에서 운용할 수 있다. 시장의 확장성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도 크다 보니 비스포크 시장을 노린 건강 스타트업들이 활발하다.

‘뉴트리미’라는 맞춤형 영양제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타믹스는 비스포크 건기식 시장에서 요즘 주목받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오직 나를 위한 영양’이라는 콘셉트가 말해주듯 비스포크 건기식에 특화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비타믹스의 비스포크 건기식 ‘뉴트리미 마이팩’을 이용하려면 ‘건강영양평가’를 거쳐야 한다. 식습관과 음주, 흡연, 햇빛노출과 같은 건강행태, 건강관심 등을 문진 형식으로 파악한다. 질문이 꽤 구체적이어서 채소는 하루 몇 접시를 먹는지, 생선이나 유제품 섭취량은 어느 수준인지, 물 섭취량, 운동량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절제가 필요한 야식섭취나 외식 빈도 등도 물어본다. 문항은 대략 식생활이 20여 개, 건강행태와 관심영역 13∼19개로 구성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 특성이 파악되면 종합영양관리 가이드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영양제들을 조합해 본인 이름을 새겨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비타믹스는 최근 코로나19로 대면상담을 꺼리는 경우에 맞춰 화상이나 온라인 문진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오프라인 대면상담을 원하면 심층상담을 통해 식생활과 식단 교육까지 제공한다.

영양학 박사로 건강영양평가 문항을 직접 설계한 박주연 비타믹스 대표는 “지금은 문진 중심이지만 앞으로 유전자검사, 마이크롬바이옴 검사, 생화학 검사 등도 포함하고 이를 활용해 비스포크 건기식을 개발하는 AI 딥러닝과 신원료 발굴 인정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오픈한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한국솔가 브랜드관. 사진제공|한국솔가



한국솔가, 브랜드관에 상주 상담사
비타믹스같은 스타트업 외에 기존 업체들도 맞춤형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 등에 적용하고 있다. 비타민 전문기업인 한국솔가의 경우 최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에 오픈한 브랜드관에 맞춤 설계 서비스를 도입했다. ‘프리미엄 경험’이라는 콘셉트로 매장 상주 전문상담사가 영양제 맞춤 설계와 알약 크기, 구성 등 제품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정부도 비스포크 건기식 같은 개인맞춤형 제품이 오남용을 막고 올바른 사용을 돕는 방법이라고 평가해 소분 판매 금지 같은 규제 철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건기식 소분 판매 규제 샌드박스로 풀무원건강생활, 코스맥스엔비티, 모노랩스, 한국암웨이 등 17개 업체 172개 매장을 승인했으며 현재 서울과 경기의 대형마트와 약국 등 17개 매장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별 문제가 없다면 올해 ‘건강기능식품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소분 판매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다.

박주연 비타믹스 대표는 “현재 해외직구 형태로 국내에 들어오는 개인맞춤형 영양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개인맞춤형 시장 허용은 필요하다”며 “산업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의적절하게 샌드박스 사업을 운영해 앞으로 소분법 마련과 온라인 판매도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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