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민국’…아시아 히어로물 통할까?

입력 2021-08-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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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첫 아시안 슈퍼 히어로 ‘샹치’. 9월1일 개봉하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주인공이다. 아시아적 정서까지 온전히 담아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제공|월츠디즈니컴퍼니코리아

월드디즈니가 가장 먼저 선택한 한국시장,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9월 1일 공개

중국계 리우 샹치 역…亞 정서 담아
11월 ‘이터널스’ 마동석 길가메시 역
“마블, 앞으로 인종적 다양성에 초점”
‘마블민국’.

미국 배급사 월드디즈니컴퍼니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샹치)을 9월1일 공개한다며 최근 한국을 이렇게 가리켰다. ‘샹치’는 할리우드 마블스튜디오의 새로운 슈퍼 히어로물로, 마블은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통해 쌓아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일련의 중요 설정이 서로 연관성을 갖는 마블스튜디오 슈퍼 히어로물)’에 대한 한국 관객의 유난한 애정에 감사함을 표했다. 실제로 2008년 ‘아이언맨’부터 올해 ‘블랙 위도우’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개봉한 마블의 슈퍼 히어로물 23편은 모두 1억2000여만여 관객을 끌어 모았다. 덕분에(?) 한국 관객은 ‘샹치’를 북미지역은 물론 전 세계 가장 먼저 영화를 보게 됐다.

샹치와 길가메시…아시안 슈퍼 히어로
‘샹치’는 또 다른 점에서 시선을 모은다. 최초의 아시안 슈퍼 히어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으로 낯익은 중국계 배우 시무 리우가 아시안 슈퍼 히어로 샹치 역을 연기하며 현란한 액션을 선보인다. 일본계 데스틴 크리튼 감독 연출에 한국계 아콰피나, 중국 스타 량차오웨이(양조위)와 량쯔충(양지경)도 출연한다. 이들은 초인적 능력의 ‘텐 링즈’에 기대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온 아버지에게서 자라나 새로운 히어로가 되어가는 아들 샹치의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11월에는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을 맡아 안젤리나 졸리와 호흡한 ‘이터널스’를 개봉한다. 영화는 중국계 감독 클로이 자오 연출로 멕시코 출신 셀마 헤이엑, 아프리카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등 ‘다국적’ 연기자들이 그야말로 다양한 히어로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마동석은 최근 미국 연예전문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인터뷰에서 길가메시를 “MCU의 첫 한국 슈퍼히어로”라고 소개하며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밝혔다.

두 영화와 각 캐릭터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대표가 최근 ‘샹치’는 “‘아이언맨’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하는 등 관계자들이 내어 보인 힌트와 티저 영상 등은 두 영화가 MCU의 연장선에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성과 포용에 집중”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은 그동안 백인 남성들이었다. 관객에게도 낯익었다. 하지만 아시안 슈퍼 히어로는 이제 거기에 ‘균열’을 내고 있다. ‘마블민국’이라는 표현처럼 마블이 아시아시장을 중시하며, 아시아권 문화를 담아내는 새로운 정서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음을 말해준다. 문화적 다양성을 향한 할리우드의 최근 수년간 흐름을 반영하는 셈이기도 하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샹치’ 제작 소식을 전하며 “마블이 앞으로 인종적 다양성과 이를 포용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중국은 북미지역에 이어 전 세계 흥행 규모 2위를 차지할 만큼 마블 슈퍼 히어로물의 중요한 시장이다.

그럼에도 다양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은 폄하할 수 없다. 마블은 ‘블랙펜서’로 흑인, ‘블랙 위도우’로 여성 슈퍼 히어로를 내세워왔다.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로 마블에 맞서온 DC도 동참하고 있다. DC는 이미 ‘원더우먼’ 시리즈로 여성 히어로의 활약을 그려왔다. ‘배트걸’ 등 또 다른 이야기도 예정하고 있다. 여기에 마블 등은 ‘토르’ 시리즈의 발키리 캐릭터 등 성 소수자 슈퍼 히어로도 소개해왔다. 향후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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