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책임감 배구, 도드람컵 정상에 서다

입력 2021-08-22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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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 서울 우리카드와 안산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OK금융그룹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은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의정부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소수정예의 우리카드가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정상에 섰다.

레프트와 센터에 교체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7명의 주전선수가 사흘연속 출장하는 강행군 끝에 차지한 우승이다. 2015년 청주대회(당시 김상우 감독)에 이어 6년 만에 팀 통산 2번째다. 지난해 2020~2021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2승1패로 앞서고도 화룡점정을 못했던 신영철 감독도 2016년 청주대회(당시 한국전력)에 이어 5년 만에 우승 헹가래를 받았다. 창단 이후 첫 KOVO컵 정상을 노렸던 OK금융그룹은 2015년 청주대회, 2019년 순천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21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부 결승전은 예상외로 일찍 마무리됐다. 1세트 종반 하승우의 2연속 서브에이스로 주도권을 잡은 우리카드는 23-23에서 상대 최홍석의 공격범실과 류윤식의 오픈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17-20에서 따라붙은 뒤 26-26에서 나경복이 2연속 클러치 공격을 성공시키며 우승에 성금 다가섰다.

19일 KB손해보험을 3-1로 이기고 세트 득실률에서 앞선 B조 2위로 준결승전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24시간도 쉬지 못하고 벌인 한국전력과 4강전을 3-2로 힘겹게 이겼다. 이번 대회에서만 치른 3번째의 풀세트 혈투였다. 교체해줄 레프트가 없어 리베로를 투입하는 고육책을 써야하는 등 출전선수들 모두의 체력이 한계상황에 몰렸지만 막상 결승전이 되자 다른 이에게 기대지 않는 책임감과 우승의지가 더 뜨겁게 타올랐다.

대회 MVP 나경복은 결승전 2세트부터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2득점(4블로킹, 62% 공격성공률)으로 기자단 투표 31표 가운데 30표를 얻었다. 나경복은 준결승전에서 32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결승전까지 인도했다. KOVO컵 득점부문 1위(87득점)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경험을 통해 급성장한 3년차 리베로 장지원이 중요한 고비마다 수비에서 잘 버텨줬고 세터 하승우는 3개의 서브에이스와 함께 정확하고 빠른 배분으로 이번 대회 첫 3-0 승리를 이끌었다. 장지원은 라이징스타에 선정됐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우승을 생각도 못했는데 힘든 가운데서도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 고맙다. 평상시라면 다른 팀 외국인선수의 활약을 보고 시즌성적을 예상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시즌 개막까지 선수들의 서브와 블로킹 타이밍을 더 보완해야 하고 하승우도 제2의 동작이 빨라지고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아진다면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고 했다.

팀의 약점이던 리시브가 한 단계 발전한 OK금융그룹은 2승1패, A조 2위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우승후보 대한항공을 3-1로 뿌리치고 결승전에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재성이 22득점(1블로킹 3서브에이스 56% 공격성공률)으로 활약했지만 20점 이후 공방에서 우리카드의 집중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조재성은 25표로 MIP에 선정됐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오랜만에 결승전에 올라와서인지 선수들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긴장이 지나쳐 가진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부용찬 진상헌 등 베테랑이 가세하고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레오가 도와주면 팀에 필요한 경험이 많이 보완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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