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스탯] 행운과 불운사이, KT 데스파이네-롯데 스트레일리의 희비쌍곡선

입력 2021-09-15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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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스파이네(왼쪽), 롯데 스트레일리. 스포츠동아DB

투수 부문 여러 지표들 중 다승은 본인의 실력만으로 쌓아올릴 순 없다. 평균자책점(ERA), 투구이닝, 삼진,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등에는 본인의 기량이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승리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5이닝 이상 던져야 하고, 불펜과 타선의 지원 등 여러 요소가 뒷받침돼야 한다.


승리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음에도 ‘노디시전’을 기록할 경우에는 자연스레 ‘불펜의 방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반대로 선발투수가 패전 위기에 몰렸을 때 계투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이를 막아주기도 한다. 불펜의 지원에 따라 선발투수의 기본성적 중 하나인 승패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14일 기준) 계투진의 지원 측면에서 가장 행운이 따랐던 투수와 가장 불운했던 투수는 누구일까. 전자는 단연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25경기에 선발등판해 9승7패, 평균자책점(ERA) 3.30을 기록 중이다. 16차례 QS를 기록한 안정감까지 고려하면,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 QS 대비 승리를 보면 불운의 아이콘이란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데스파이네는 오히려 불펜의 도움을 받은 케이스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계투진이 패전을 막아준 경기가 무려 7게임으로 1위다. 4일 휴식 후 등판을 자청하면서도 16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데 따른 보상으로 봐도 무방하다.
반대로 데스파이네가 승리요건을 채운 상황에서 계투진이 이를 날린 사례는 단 한 번뿐이었고, 본인이 넘겨준 주자 13명 중 홈을 밟은 이도 3명에 그쳤다(23.1%).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도 14승10패(승률 0.583)의 성적을 거뒀다.


반대로 데이터상 가장 운이 따르지 않았던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33)다. 지난해 31경기에서 15승4패, ERA 2.50이었던 성적이 올 시즌 6승11패, ERA 4.67로 급락하면서 위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승리요건을 채우고 교체된 경기에서 불펜이 이를 날린 사례가 5회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 중 가장 많다.


반면 계투진이 패전을 막아준 사례는 단 1회였다. 승계주자 14명 중 절반인 7명이 홈을 밟으며 실점과 연결된 것도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다. 본인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 성적 또한 7승14패(승률 0.333)로 저조하다. 직구 평균구속이 지난해 144.7㎞에서 올해 145.4㎞로 상승하는 등 구위에 눈에 띄는 문제가 없음을 고려하면, 계투진의 지원에 따라선 반등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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