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4호 초전박살 진기록…2021년 가을, 두산 페르난데스 계절 [잠실 리포트]

입력 2021-11-10 22: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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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PO 2차전 경기가 열렸다. 5회말 1사에서 두산 페르난데스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술이 식기도 전에 적장을 꺾고 돌아온 관운장을 연상케 했다. 4회가 지나기 전 때린 3안타. 단순한 안타가 아닌 상대의 급소를 아프게 찌르는 타구들이라 순도도 높았다. 2021년 가을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3·두산 베어스)의 계절이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11-3으로 이겨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 경기 무게감에 비해 싱거운 흐름이었다. 선발 매치업은 오히려 삼성 백정현과 두산 김민규로 원정팀의 우위였음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 5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페르난데스가 선봉장을 맡았다.

물꼬를 튼 것도, 해결한 것도 페르난데스였다. 페르난데스는 0-0으로 맞선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 안타로 이날 경기 첫 출루를 장식했다. 후속 박건우의 안타로 2루까지. 이어 김재환의 좌전 안타 때 3루를 거쳐 홈까지 쇄도했다. 페르난데스의 주력과 타구가 좌익수 바로 앞쪽에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타이밍이었지만 과감함이 세이프를 이끌어냈다. 3-0으로 앞선 2회말 1사 1·3루에서는 좌익수 키를 넘어 담장까지 향하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이며 삼성 두 번째 투수 최지광을 무너뜨렸다. 6-1로 앞선 3회말에도 원태인을 무너뜨리는 좌전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3회 만에 3안타.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4회 이전 3안타는 역대 4호 진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8년 준PO 1차전에서 삼성 박한이와 박석민이 만들어 낸 바 있으니, 13년만의 진기록이다. 페르난데스의 초전박살 덕에 PO 2차전은 두산의 완벽한 흐름이었다.

올해 PS 7경기서 타율 0.469(32타수 15안타), 1홈런, 12타점. 2021년 가을은 페르난데스의 독무대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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