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사 최초 기체분리막 ‘CCU’ 실증 완료

입력 2021-1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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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국내 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CCU 설비의 실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CCU 실증설비.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CCU 설비 상업화에 600억 투입

기체분리막, 환경오염 적고 효율적
대산공장 내 20만톤 규모 설비 건설
CO2 제품·기술라이선스 등 확보
고순도 EC·DMC 생산 설비도 구축
롯데케미칼(대표이사 부회장 김교현)이 국내 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CCU(탄소포집기술) 설비의 실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돌입했다. 기체분리막은 여러 기체가 혼합되어 있는 기체혼합물에서 특정한 기체를 분리하는 막 시스템이다.

올해 3월 롯데케미칼은 여수 1공장 내에 CCU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9개월간의 실증 운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탄소 포집용 기체분리막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실증 과정에서 수집·분석한 데이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설비 상업화를 위한 설계 단계에 도달했다.

600억 원 투자, 2023년 상업 생산 목표
롯데케미칼은 향후 경제성 검토를 거친 후 2023년 하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약 600억 원을 투자하여 대산공장 내 약 2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CO2) 포집 및 액화 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실증 완료한 기체분리막 기반의 탄소포집 설비는 화학 성분의 흡수제를 사용한 습식·건식 포집 설비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고 공정이 간단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운영비와 작은 부지에도 설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케미칼은 고분자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강소기업 ‘에어레인’과 손잡고 CCU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9월에는 국내 화학사 최초로 조성한 500억 원 규모의 ESG 전용펀드를 활용해 에어레인에 50억 원을 지분 투자하고 친환경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CCU 기술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포집된 CO2의 제품·원료화 및 기술 라이선스 확보로 미래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공장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CCU 설비 상업화를 실현해 내겠다”고 밝혔다.

고순도 EC, DMC 생산 설비에 3000억 투자
탄소포집이란 대규모 산업 공정 시설에서 생산된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CO2)를 분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통해 포집된 CO2를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EC(에틸렌 카보네이트), DMC(디메틸 카보네이트)와 플라스틱 소재인 PC(폴리카보네이트) 등의 원료로 투입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용도로 외부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5월 롯데케미칼은 2100억 원을 투자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EC와 DMC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고순도 EC, DMC 생산 설비 및 연관 사업에 총 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CCU 설비로 원료를 내부 조달해 원료-제품의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수익성 향상은 물론,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 확대에 발맞춰 사업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EC와 DMC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이다. 양극과 음극 간 리튬이온(Li+)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리튬염을 잘 용해시켜 리튬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유기용매는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 정도를 차지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 및 소재의 국산화에도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CCU 설비를 통해 포집한 온실가스(CO2)를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로 투입해 탄소배출량 저감 및 롯데그룹의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향후 여수공장 설비 확장 및 그린메탄올 생산 등에 CCU 기술을 적용해 CO2 포집 및 활용 규모를 2030년까지 연간 50만 톤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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