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미나리의 길 따라 걷는 ‘오징어게임’

입력 2021-12-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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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한국적 정서로 채운 이야기로 최근 미국 고섬 어워즈,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등 해외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넷플릭스

美 고섬 어워즈 이어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수상 영예

자막한계 뛰어 넘고 세계인 공감
잇따라 해외 시상식들 후보 올라
방송계 오스카 ‘에미상’ 수상 기대
“자막…,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기생충’의 연출자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이다. 그에 앞서 ‘기생충’이 2019년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2년 7개월. 그 사이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은 지난해 한국배우로는 첫 아카데미 연기상(여우조연)을 받으며 숱한 영화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올해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통해 황동혁 감독이 연출하고 이정재·박해수·정호연 등이 주연한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신드롬’을 몰고 왔다.


● “자막? 더 이상 장벽 아냐”

BBC는 최근 ‘오징어게임’이 “지금까지 비영어권 영화나 드라마가 하지 않은 방식으로 글로벌 주류에 진입했다”면서 “영어권 국가에서 성공하기 위해 영어로 (콘텐츠를)제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썼다. 이어 “자막에 익숙하지 않은 영국에서도 수천만명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오징어게임을 봤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의 말과도 맞닿은 시각이다.

해외에서 호평 받은 미국영화 ‘미나리’의 대사 비중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올해 초 작품을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후보로 올린 골든글로브 측이 비난받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연출자 정이삭 감독은 “영어나 어떤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이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영화에 대해 말했다.

이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모든 관객의 감성에 가닿는 보편성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기생충’이 칸을 넘어 미국 아카데미 등 전 세계 다양한 영화상을 품에 안고, 미국 한인 이민가정의 이야기를 한국어 대사로 펼쳐낸 ‘미나리’가 호평 받았으며, ‘오징어게임’이 한국어 대사와 한국적 상황을 펼쳐내면서 세계적 인기를 누린 것도 이야기의 보편성이 가져다준 힘이라는 시각이다. ‘미나리’의 미국 제작사 플랜B의 크리스티나 오 프로듀서는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다”며 영화를 만들었다.


● ‘오징어게임’ 잇단 수상…에미상 겨냥

‘오징어게임’도 이런 기반 위에서 ‘기생충’이 걸어간 길을 따라 걷고 있다. 미국영화이기는 하지만 한국적 정서 가득한 이야기로 해외의 호평을 이끌어낸 ‘미나리’의 길이기도 하다.

‘오징어게임’은 최근 미국 고섬 어워즈를 비롯해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를 수상했다. 또 미국방송영화비평가협회의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외국어 드라마상 부문과 함께 남우주연상(이정재) 후보에 올랐다. 또 미국영화연구소(AFI)의 TV프로그램 부문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앞서 ‘기생충’이 2019년과 지난해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에서 수상했고, AFI의 특별상을 받았다. ‘미나리’의 윤여정도 크리스틱 초이스 어워즈 후보였고. 영화는 AFI의 ‘올해의 영화’로 선정됐다. ‘기생충’과 ‘미나리’는 이후 곧장 미국 아카데미상으로 향했다. ‘오징어게임’ 역시 ‘방송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프라임타임 에미상)을 겨냥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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