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돌파한 스파이더맨, 코로나시대의 ‘슈퍼히어로’

입력 2021-12-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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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파죽지세다. 27일까지 500만명이 관람하면서 최근 2년 새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다.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올해 최고 흥행작 등극…침체된 극장가에 활력
팬데믹 이후 전세계서 매출 1조 넘긴 첫 영화
스파이더맨이 슈퍼 히어로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15일 개봉 전 95% 안팎의 예매율로 이미 흥행세를 예상케 한 마블스튜디오의 슈퍼 히어로물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스파이더맨)이 27일 전국 누적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3일 만이다.

이로써 ‘스파이더맨’은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았다. 감염병의 가파른 확산세로 뒤숭숭한 2021년 연말 비유하자면, ‘스파이더맨’이 이에 홀로 맞서 싸우며 흥행 돌풍으로 극장가 ‘전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전선’은 여전히 척박해서 극장가와 영화계의 한숨은 좀체 잦아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줄어든 관객이 올해에도 극장을 찾는 데 주저했기 때문이다.


● 500만 돌파…코로나19 이후 최다

전날까지 전국 2900여개 스크린에서 모두 482만6657명을 불러들인 ‘스파이더맨’은 평일 평균 17만∼19만여 관객을 모아 27일 500만명을 무난히 넘어섰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이와 함께 올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한국영화 ‘모가디슈’(361만여명)를 제친 ‘스파이더맨’은 지난해 관객 동원 1위 ‘남산의 부장들’(475만여명)까지 넘어서면서 최근 2년 동안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가 됐다.

특히 연중 하루 최다 관객이 몰리는 성탄절에 전체 81만여 극장 관객 가운데 무려 59만9000여명과 만났다. 감염병 확산 이전인 2019년 성탄절인 12월25일 하루 전체 200만여명, 지난해에는 불과 14만여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파이더맨’의 흥행 위력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힘은 컸다. 27일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를 보면 영화는 전 세계에서 10억5443만 달러(1조2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매출 규모 10억 달러를 넘긴 첫 영화이다.


● 올해에도 70% 이상 관객 감소?

이처럼 2021년 연말 극장가는 ‘스파이더맨’의 힘에 크게 기대고 있다. ‘스파이더맨’의 흥행 파워에 힘입어 그나마 지난해보다 전체 극장 관객이 소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은 2019년보다 73.7%가 줄어든 5952만명이었고, 매출액도 73.3% 감소한 5104억원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라고 보고했다.

그렇다면 올해 상황은 어떨까.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26일 현재까지 5933만여명이며, 매출액은 5734억원. 12월31일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파이더맨’이 이끄는 극장가에서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와 ‘매트릭스:리저렉션’ 등도 선전하는 덕분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관객수와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영진위의 올해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보면 1∼11월 전체 누적 관객은 5203만명으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나 줄었다. 매출액은 5000억원으로, 0.4% 늘어났지만 이마저 영화 관람료가 오른 영향이었다.

이 같은 추이는 한국 영화산업이 극장 매출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영진위에 따르면 2011∼2019년 한국 영화산업에서 극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저 75.5, 최대 85.5%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48.4%에 그쳤다. 그만큼 관객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영진위는 “2010년대 들어 꾸준히 4회 이상을 유지했던 인구 1인당 극장 관람횟수도 1.15회에 그쳤다”고 밝혔다. 전체 관객 및 매출액 추이에 비춰 올해에도 이 같은 양상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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