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오너 3,4세 경영 일선 전진배치

입력 2021-12-3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왼쪽 세 번째)와 팀 해리스 LA레이커스 CEO(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CJ비비고XLA레이커스 파트너십’ 행사에서 비비고 로고가 적용된 새로운 저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l CJ제일제당

세대교체 속도내는 식품업계

CJ 이선호 경영리더, 신사업 주도
농심 신상열 부장도 구매담당 상무로
매일유업 장남, 신세계 근무하다 복귀
“능력 입증되면 승계 작업 속도↑”
식품업계가 2030 MZ세대인 오너 3·4세들을 경영 일선에 배치하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게 임원 승진과 외부에서 경영 수업을 받다가 본가로 복귀한 경우로 나뉜다. 향후 안정적 승계 작업이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맡은 직책에서 리더십과 성과를 보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CJ·농심, 임원 승진 통해 경영 일선 배치

먼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31) CJ제일제당 부장이 28일 신임 임원(경영리더)으로 승진했다. 1990년생인 이 경영리더는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올해 1월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을 맡아 K푸드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 간 글로벌 마케팅 계약 체결을 주도한 데 이어, 최근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는 등 CJ제일제당의 신사업 전략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인사는 CJ그룹의 승계 작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장녀 이경후 CJENM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데다, 이번에 이 경영리더까지 임원에 오르며 승계 작업을 위한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CJ그룹은 내년 CJ올리브영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경영리더는 자신이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 11.09%를 현금화해 핵심 지주사 CJ 지분을 매수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상열 농심 구매담당 상무


농심도 1일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28) 부장을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1993년생인 신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그간 경영기획팀 및 기획과 예산 관련 업무를 맡다가, 이번에 구매담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식품기업에서 구매 담당은 산업 구조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업무로 꼽힌다.

마침 신동원 농심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그룹회장직만 맡으면서, 신 상무의 경영권 승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매일유업·오리온, 외부에서 본가로 복귀

외부에서 경영 수업을 받다가 본가로 복귀한 케이스도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김오영(34)씨는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7년간 재무 담당으로 근무하며 유통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32)씨는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989년생인 담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 유학 경험을 살려 회사 전체 경영 전략을 수집하고 국내·외 법인 관리를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일반 평직원으로 입사해 경력을 쌓기도 했다.

이밖에도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의 장남 함윤식(30)씨는 오뚜기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함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2.17%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삼양식품의 경우,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27) 이사를 중심으로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94년생인 전 이사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하며 삼양식품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아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4세들이 중책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는 만큼, 향후 이들에게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며 “오너 3·4세들의 경영능력이 입증된 기업일수록 경영 승계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