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올스타전 명단과 불투명한 V리그의 미래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1-1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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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정부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사적모임의 허용인원이 4명으로 줄고, 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앞당겨지면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아진 터라 이날 발표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50%의 관중입장이 가능한 가운데 방역패스를 도입해 시즌을 무리 없이 끌고 가고 있지만,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릴 올스타전은 여러모로 위험성이 많은 이벤트다. 숙소에 머물며 훈련장과 경기장만 오가는 평소 일정과 올스타전은 다르다. 1박2일간 40명의 선수들이 움직이고, 숙소가 아닌 곳에서 생활한다. 위험에 노출되기 훨씬 쉬운 환경이다. 최악의 경우 40명 선수들 중 누군가가 감염되면 즉시 시즌은 중단된다. 그래서 올스타전에 나설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혹시라도 생길 느슨한 마음을 다잡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투표로 확정된 올스타전 출전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V리그의 불투명한 미래가 보인다. 팬 투표로 선발된 남녀 28명 중 새 얼굴이 많지 않다. 올스타전에선 통상적으로 팬들에게 친숙한 얼굴, 귀에 맴돌던 이름이 먼저 거론된다.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받는 잔치이기에 베테랑들이 대접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새 얼굴이 여럿 등장해야 활기가 넘치고 세대교체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 뽑힌 선수들 중 V리그 최소연차는 2년차 박경민(현대캐피탈)과 케이타(KB손해보험)다. 여자부에선 4년차 이주아(흥국생명)와 정지윤(현대건설)이 최소연차다. 팬 투표가 도입된 2009~2010시즌 올스타전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 루키 신분으로 올스타에 선발된 사례는 전광인(한국전력), 송명근, 이민규(이상 OK금융그룹),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뿐이다. 그만큼 이들이 특출했다는 얘기지만, 달리 말하면 점점 더 학생배구와 V리그의 격차가 커져서 새 얼굴이 주전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 박경민, KB손해보험 케이타, 흥국생명 이주아, 현대건설 정지윤(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새 얼굴이 많지 않은 대신 2007년, 2008년 입단한 베테랑들이 여전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들에게는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V리그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아쉽다. 자칫 과거 ‘농구대찬치’의 인기를 오래도록 우려먹다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남자프로농구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된다. 베테랑은 베테랑대로 존중받아야겠지만, 이들을 위협할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으면 리그의 미래는 없다. 지금 남자프로농구는 허웅(원주 DB)-허훈(수원 KT) 형제의 등장으로 재도약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V리그도 누구를 앞세워 다가올 10년을 준비할지 고민할 때다.


2020도쿄올림픽 이후 새로운 팬들이 V리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중 무려 30% 이상이다. 10~20대가 주축인 이들은 승패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에게 더 흥미를 보인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뭔가가 지금 V리그에는 필요하다. 젊은 팬들이 열광할 새로운 스타를 계속 찾아내야 V리그의 미래가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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