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로 복귀하고픈 조송화가 선택해야 할 길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1-16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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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15일 흥국생명을 잡고 8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시즌 개막 이전만 해도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 중 선호도의 절반을 차지했던 최고 인기구단이자, 2020도쿄올림픽 4강을 달성한 국가대표를 3명이나 보유한 강팀임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IBK기업은행은 선수단 내부의 고질적 문제와 미숙한 구단 운영이 겹쳐 큰 내홍을 겪었다. 지금도 이 문제는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다행히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호철 감독의 리더십 아래 선수단은 그동안의 불협화음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혔다. 그러나 망가진 팀을 수습하고 새로운 팀 문화를 만들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발단이었던 세터 조송화(29)는 IBK기업은행 구단과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코트로 돌아오고 싶은 그는 법적대리인을 선임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에서 진행된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심문기일에 참석했다. 40분간 양측의 입장을 청취한 심문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그는 법의 판단을 빌어 선수로 재기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패를 거듭 중인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선수등록 마감일인 정규리그 3라운드 종료일까지 조송화의 영입을 고민한 끝에 포기한 데서 드러나듯 우선 대외적 이미지가 좋지 않다.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는 선수를 영입했을 경우 쏟아질 부담을 이겨낼 구단은 많지 않다. 게다가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가 아니라면 더욱 주저할 수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조송화는 쉬운 해법을 놓고 어려운 길을 택한 듯하다. 자신의 말처럼 서남원 전 감독(55)과 사이가 좋았고 구단의 지시를 잘 따랐다고 한다면, 복귀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사람도 서 전 감독이다. 그의 표현대로 “주장으로 임명해준 감독”이기에 어려운 처지의 제자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송화는 법을 찾을 게 아니라 먼저 서 전 감독을 만나서 그동안의 일을 소상히 설명하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 한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서 전 감독이 “(조송화가) 팀을 떠나면서 입을 다물어 나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라면, 아직도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조송화가 서 전 감독을 직접 찾아가서 대외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그동안 자신이 했던 행동의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며 용서를 구해야 문제 해결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는 김사니 전 코치(41)에게도 공통으로 적용된다. 자신이 그동안 어떻게 감독을 대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과정이 힘들고 두렵겠지만, 이를 외면하고 법을 찾는다고 해서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

설령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배구계가 두 사람을 받아들여야 복귀가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서 전 감독이 나서서 감싸주지 않으면 배구계의 어느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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