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따상’ 실패…美연준 금리 인상 충격파

입력 2022-01-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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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13개월 만에 코스피 2700선 붕괴

SK하이닉스 제치고 시총 2위 달성
높은 시초가 형성했으나 상한가 실패
증권사 거래 먹통…투자자들 분노
외국인들 국내 주식 2조 넘게 팔아
국내 주식시장이 27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악재에 크게 출렁이며 ‘검은 목요일’을 기록했다. 국내 IPO(기업공개) 사상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인 114조 원을 기록하며 큰 기대 속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도 실패로 돌아갔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13개월여 만에 2700선이 무너졌다.


●LG에너지솔루션 ‘따상’ 실패

먼저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따상’에 실패했다. 시초가(59만7000원) 대비 9만2000원(15.41%) 내린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인 30만 원보다 68.3% 높은 수준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은 주당 20만5000원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시초가를 공모가(30만 원)의 2배에 약간 못 미치는 59만7000원에 형성했으나, 개장 직후부터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곧바로 하락 전환해 장중 45만 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다만 시초가를 높은 수준에서 형성하면서 상장 첫날 SK하이닉스를 누르고 단숨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로 등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70조2000억 원에서 118조1700억 원으로 불어났다. 기존 2위였던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약 35조 원 격차로 제치고, 삼성전자(425조6455억 원)에 이어 코스피 시총 2위가 됐다.

한편 이날 하이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증권사들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시스템 장애가 이어져 논란이 일었다. 장 초반부터 주가가 급락하자 공모에 참여한 개인 청약자 442만 명이 대거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주식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증권사 앱 오류로 매도 타이밍을 놓쳐 15만 원 날렸다”, “1시간 동안 주가 빠지는 것만 구경했다” 등 불만 섞인 비난의 글이 줄을 이었다.


●외국인 매도에 코스피·코스닥 급락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709.24)보다 94.75포인트(3.50%) 떨어진 2614.49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30일 2591.34 이후 14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코스피 종가가 27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것도 2020년 12월 3일 2696.22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882.09)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2020년 11월 17일 종가 839.4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이 3월 금리인상 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강하게 시사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견한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1조6373억 원, 코스닥에서 3645억 원을 순매도 하는 등 국내 주식을 2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2%를 훌쩍 넘어섰고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FOMC는 조만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범위를 상향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 상황 개선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조건들이 금리 인상에 적절하다고 가정했을 때, 위원회가 3월 회의에서 연방 자금 금리를 인상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 시장을 위협하지 않고 금리를 올릴 여지가 꽤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연준은 이날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로 동결했다.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는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FOMC 성명서는 대체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당초 예상한 3회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하다면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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