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사진제공 | 대한체육회
놀랍게도 이번 대회가 그의 6번째 올림픽이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채원은 4년 전 평창대회에서 은퇴를 선언했다가 대표팀에 컴백해 베이징에 입성하게 됐다. 특히 올림픽 6회 출전은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의 역대 최다출전 타이 기록이다. 이규혁(빙상), 최서우, 최흥철, 김현기(이상 스키) 등 4명만 보유하고 있었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는 쾌감을 잊지 못해 불혹의 나이를 넘겨 은퇴를 번복했음에도 기량은 그대로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이채원은 또 한번의 위대한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 5일 중국 장자커우 지구의 국립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릴 크로스컨트리 여자 15㎞ 스키애슬론이다.
이채원. 동아일보DB
냉정하게 볼 때 입상권 진입은 어렵다. 평창에서 57위(15㎞ 스키애슬론)에 그친 이채원은 이번에 지극히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30위권이다. 불가능하진 않다. 2014년 러시아 소치대회 30㎞ 프리에서 33위로 골인해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평창 알펜시아의 설원을 질주하며 올림픽 도전을 준비하다가 지난달 28일부터 현지 적응에 나선 이채원은 “베이징대회 목표는 ‘꼴찌만큼은 면하자’에 가깝다. 평창올림픽 이후 꾸준히 국내대회에만 출전해 외국선수들과 격차를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한다. 30위 이내 성적은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채원은 클래식과 프리스타일 주법을 반반씩 나눠 달리는 15㎞ 스키애슬론 외에도 개인 스프린트와 클래식 10㎞에 도전한다. “인생 경기와 인생 성적을 모두 내고 싶다”는 것이 ‘작은 거인’의 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