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산 실력은? 베이징 빙판에 쏠린 눈…10일 男아이스하키 미·중전 [베이징 이슈]

입력 2022-0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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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흥미진진한 승부가 베이징 빙판에서 펼쳐진다. 격한 정치적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아이스하키에서 자존심을 걸고 자웅을 겨룬다. 10일 오후 10시10분(한국시간) 베이징 국립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릴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이다.

객관적 전력, 정상적 실력대로라면 이미 세계를 호령 중인 미국이 앞선다. 그런데 중국이 엔트리 대부분을 해외파로 채웠다. 심지어 단순한 해외파가 아니다. 파란 눈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된 중국아이스하키대표팀 25명 중 19명이 외부에서 수혈된 케이스다. 18명이 북미, 1명이 러시아에서 왔다. 여기에 일부 중국계가 있으나, 본토 출신은 6명에 불과하다.

개최국 중국의 올림픽 출전을 놓고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회의를 거칠 정도로 본래 실력은 형편없으나, 귀화선수를 활용해 실력 향상을 꾀하겠다고 하면서 출전이 가능해졌다.

귀화선수를 전력 향상에 활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당장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우리 남자아이스하키대표팀이 7명을 귀화시켰다. 하지만 중국처럼 절대 다수는 아니었다. 그야말로 중국은 ‘돈으로 실력을 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모두의 소속팀이 같다는 점이다. 2016년 베이징을 연고로 창단한 쿤룬 레드스타에 몸담고 있다. 이 팀은 러시아가 주도한 콘티넨탈하키리그(KHL) 동부지구에 편입돼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쿤룬과 중국대표팀의 주전 골리인 제러미 스미스는 20세 이하 미국대표팀 출신이다. IIHF 규정에 의하면, 특정 선수가 타국 대표팀에서 뛰려면 귀화한 나라(중국)에서 4년 이상 머물러야 하지만 스미스는 3년 남짓이다. 그럼에도 IOC가 문제 삼지 않아 엔트리에 오른 상태다. 지나친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인해 미국이 경기 전·후로 강한 불만을 제기할 만한 요소다.

어쨌든 중국은 ‘동계올림픽의 꽃’인 아이스하키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인선수들을 대거 활용하고도 일찌감치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축구대표팀의 몰락을 지켜봤음에도 아이스하키대표팀을 동일한 방식으로 키웠다. 그렇다면 중국의 선택은 옳았을까. 이제 그들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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