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럽 맨’ 전북 최철순, “압도적 드라마 한 편 기대하세요” [캠프 인터뷰]

입력 2022-0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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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K리그1(1부)에 ‘절대왕조’가 등장했다. 전북 현대가 화려한 르네상스를 열었다. 리그 5연패와 함께 통산 9차례 정상에 섰고, 2006년에 이어 2016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도 제패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선수들의 합류와 이탈이 있었다. 그런데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이가 있다. 상주 상무(현 김천)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한 기간을 제외하곤 녹색 유니폼만 입은 최철순(35)이다.

화려하진 않다. 오히려 거칠고 투박하다. 이름값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전북은 늘 그가 필요했다. 물고 늘어져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라운드에 내보냈고, 대부분 임무를 완수했다. 주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지만 왼쪽 측면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에 중앙수비수까지 가리지 않고 투입이 가능한 ‘멀티 자원’의 전형이다.

전북의 동계훈련 현장에서 만난 최철순은 여전히 꿈이 크다. 끊임없는 정상 도전이다. “트레블(3관왕·리그, FA컵, ACL)을 항상 가슴에 품었다. 될 때까지 하면 된다. 우승은 하면 할수록 좋다”며 활짝 웃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임을 잘 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울산 현대의 도전이 거셌다. 그럼에도 전북은 뿌리쳤고, 마지막 순간 결실을 맺었다. “울산의 색채도 뚜렷했다. 우리도 더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최철순은 “드라마를 쓰고 싶다. 단, 시나리오는 역전의 묘미 따위가 아니다. 압도적 축구다. 우리 입장에선 독보적 레이스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솔직히 다른 팀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주 유나이티드의 작심 행보가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확인됐다. 최철순은 “더 경쟁은 치열할 것이다. 제주가 탄탄해 보인다. 그만큼 우리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궁금해 한다. 전북의 승리, 그리고 우승 DNA에 대한 물음은 끊이질 않는다. 그는 조심스레 말했다. “밀리고 있어도, 앞서고 있어도 이대로라면 결국 트로피가 우리에게 따를 것이란 확신이다. 각자가 뭘 해야 할지 잘 안다. 외국인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믿음과 신뢰가 쌓인 결정체가 지금의 전북이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대교체가 빠른 편이 아니다. 젊고 싱싱한 피가 적다는 것은 치명적 단점일 수 있다. 베테랑 입장에서 바라본 시선은 냉정했다. “전북은 적정 수준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살아 숨쉬는 영건들이 차고 넘치면 팀 컬러가 바뀌기 마련이다. 고참들도 내부경쟁을 하며 더 어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그는 “팀원 모두에게 경험치를 나눠주고 싶다. 나보다 훨씬 훌륭한 후배들이 많지만 내 나름의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심스레 운을 띄워봤다. 은퇴 시기다. 최철순은 단칼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 몸은 아직 뛸 수 있다고 얘기한다. 쫓겨나듯 그만둘 이유는 없다. 하는 데까지, 힘이 닿는 데까지 하겠다. 올해는 15경기 이상 출전이 현실적 목표”라며 “클럽하우스를 바랐고, 어떤 대회든 우승 하나만 바랐던 우리가 ‘공공의 적’이 될 만큼 성장했다. 더 좋은 환경을 열어주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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