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아닌 실력으로 증명한 황대헌, 이것이 진짜 금메달리스트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입력 2022-02-09 22:4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자쇼트트랙의 에이스 황대헌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책임졌다. 9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09초21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 확정 직후 태극기를 휘날리며 경기장을 돌고 있는 황대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발 편파판정’의 후유증은 없었다. 한국 쇼트트랙은 조작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황대헌(23·강원도청)이었다.

황대헌은 9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펼쳐진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09초219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8년 평창대회에서 한국 국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린샤오쥔(중국·한국명 임효준)에 이어 올림픽 이 종목 2연패를 일궜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7일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황대헌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발목을 잡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들이 페널티를 받으면서 공교롭게도 모두 중국 선수들이 혜택을 받아 결선에 올랐고, 결국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 한국 선수단은 8일 오전 노골적인 편파판정과 관련해 윤홍근 선수단장이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멘탈(정신력)이 무너지고도 남을 상황에서 태극전사들은 곧바로 마음을 다잡았다. 8일 공식훈련에도 진지하게 임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이날 벌어진 준준결선부터 압도적 경기력을 뽐냈다. 다른 선수들이 끼어들 여지조차 없는 완벽한 레이스였다. 아웃코스를 절묘하게 파고든 황대헌과 이준서의 추월은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남자 1000m 준준결선 2조 경기 도중 왼손이 찢어졌던 박장혁(24·스포츠토토)의 부상 투혼은 눈물겨웠다. 이날 1500m 준결선 3조에선 런쯔웨이의 노골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접촉 없이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3명 모두 결선에 오른 덕에 한결 수월한 운영이 가능했다. 반면 중국 선수들은 모두 탈락했다. 그만큼 걱정거리가 줄었다. 황대헌이 7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갔고,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지막 바퀴에서 세멘 엘리스트라토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은 포효했고, 5위 이준서(2분09초622)와 7위 박장혁(2분10초176)도 끝까지 멋진 레이스를 펼친 뒤 링크 한가운데서 황대헌을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팀 코리아’의 저력이었다.

베이징|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