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했던 런쯔웨이의 리액션,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강산 기자의 베이징 리포트]

입력 2022-02-10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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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은 치열한 몸싸움을 동반하는 종목이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 반칙행위에 따라 순위가 갈릴 수 있어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특히 여러 국제대회를 통해 입증된 중국의 반칙행위는 늘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9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선 3조에서도 런쯔웨이(중국)의 리액션은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박장혁(스포츠토토)이 추월에 성공하자 반칙을 의심하며 양 팔을 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했고, 레이스를 마친 뒤에도 억울함이 풀리지 않은 듯한 손동작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과는 런쯔웨이의 실격. 오히려 몸싸움 과정에서 왼팔로 아딜 갈리아흐메토프(카자흐스탄)의 진로를 막아선 ‘죄’가 인정됐다.


경기 후 박장혁은 취재진으로부터 런쯔웨이의 제스처에 대해 전해 듣고 “직접 못 봐서 조심스럽지만, 본인 경기를 많이 되돌려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런쯔웨이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런쯔웨이의 ‘반칙왕’ 기질은 2015년부터 나타났다. 그해 12월 상하이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1500m 1차 레이스 준결선 3조에 나선 런쯔웨이는 레이스 도중 오른팔로 박지원(성남시청)을 감싸며 진로를 막았고, 동선이 겹치자 박지원의 등을 오른손으로 찍어 누르는 반칙까지 범했다. 박지원은 빙판에 나뒹굴었다. 대 놓고 반칙을 저질렀으니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판독을 통해 당연히 페널티를 받았다.


끝이 아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예선에서도 라트비아 선수를 손으로 밀쳤다. 이번 대회 남자 1000m 결선에선 결승선을 앞두고 샤올린 산도르 리우(헝가리)를 잡아챘음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오히려 피해자인 산도르 리우가 페널티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런즈웨이가 1500m 준결선을 마친 뒤 불만의 제스처를 취한 것도 판정의 도움을 기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9일 황대헌(강원도청)이 1500m에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자존심을 세웠다. 이에 따라 편파판정의 여파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중국 선수들은 뻔뻔하게 반칙을 저지르고도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여자대표팀 에이스 판커신 또한 반칙기술이 다양해 한국 선수들은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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