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위원장 “발리예바 힘들었을 것, 도핑 관련자들 책임져야 할 것”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입력 2022-02-18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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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중압감 느껴져, 도핑사건 관련자들 책임져야 할 것.”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18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는 슬픈 스토리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발리예바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구제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할 수 있었다. IOC는 아예 발리예바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CAS의 결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 출전선수 30명 중 24명이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게 돼 있지만, IOC는 발리예바가 24위 이내에 들 경우 25위에게도 출전권을 주겠다고 공표했다.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발리예바를 압박한 셈이다. 타 국가 선수단과 관계자들도 발리예바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여자 싱글 7위에 오른 알리사 리우(미국)도 “난 깨끗한 스포츠를 원한다(I want clean sports)”고 외쳤다. 리우는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해 취재진에게 인기가 높은 선수다.


결국 발리예바는 심리적인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합 4위에 그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82.16점으로 1위에 올랐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선 실수를 연발하며 5위(141.93점)에 그쳐 입상에 실패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 상황을 돌아보며 “얼마나 중압감이 컸는지 느껴진다”며 “나도 선수 출신이라 알고 있다. 이 선수가 받았을 중압감은 내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15세의 소녀에게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의 전담 지도자인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등 주변 인물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이번 도핑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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