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혈연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 비혈연 이식과 대등”

입력 2022-02-27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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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강형진 교수(왼쪽)과 홍경택 교수

-강형진 홍경택 교수팀, 치료 성적 비교 분석 결과 발표
-비혈연 공여자 없는 환자, 조혈모세포 이식가능성 향상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강형진, 홍경택 교수팀은 개인별 적정 용량의 항암제 투여와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 예방치료를 받은 반일치 공여자 이식과 비혈연 공여자 이식 간의 치료 성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고위험 급성백혈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공여자와 이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면역 반응에서 같은 종류로 인식하는 항원)이 일치하는 형제 또는 비혈연 공여자에게 이식을 받는 경우에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었다.


최근 저출산의 영향으로 인해 형제 공여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형제라도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5%에 불과하다. 때문에 형제가 없거나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조혈모세포은행을 통해 적절한 비혈연 공여자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공여자를 찾을 확률도 50%대로 낮은 편이다. 제대혈 이식을 시행하기도 하나 골수 생착이 늦고 감염의 합병증이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지금껏 반일치 이식과 비혈연 이식 간의 치료 성적을 비교한 소아청소년 대상 연구는 거의 없었다.


강형진 홍경택 교수팀은 2013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소아청소년 고위험 급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반일치 공여자 이식그룹(35명), 비혈연 공여자 이식그룹(45명)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조직적합성항원이 절반만 일치하는 혈연 반일치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8.6%였다. 반면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는 비혈연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83.7%로 확인됐다. 즉, 반일치 이식과 비혈연 이식 간의 치료 효과는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합병증인 중증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병의 발생률은 반일치 이식에서 각각 2.9%, 11.4%로 비혈연 이식(각각 8.9%, 18.3%)과 비교해 더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은 비혈연 이식의 85.6%보다 반일치 이식이 93.8%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반일치 이식이 기존의 비혈연 이식과 대등한 치료 결과를 나타나게 된 이유를 기존 시행하던 약물 농도 모니터링을 통한 개인 맞춤 항암제(부설판) 투여와 이식 후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투여 요법을 병용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이식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비혈연 이식에 비해 더 낮은 이식편대숙주병의 발생률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우수한 생존율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강형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적절한 공여자가 없어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기 어렵거나 이식이 늦춰졌던 환자에게 반일치 이식이 필요한 경우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이식 관련 권위지인 ‘미국이식세포치료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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