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왼쪽), 이재현. 사진 |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은 지난 2년간 꾸준히 1군에서 경험을 쌓았다. 입단 첫해인 2020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232(254타수 59안타), 1홈런, 13타점, 21도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20경기에서 타율 0.274(296타수 81안타), 1홈런, 26타점, 23도루를 올리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정규시즌의 활약을 인정받아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고 큰 경기 경험까지 더했다.
163㎝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다재다능한 플레이에 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지난해 팀 유격수들 중 가장 많은 599.1이닝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격수뿐 아니라 2루수(130이닝), 3루수(33이닝)까지 두루 소화하며 활용폭을 넓혔다. 새 시즌에도 강력한 주전 유격수 후보로 꼽힌다. 겨우내 꾸준히 수비력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3일 KIA와 연습경기 5회초 2사 만루선 황대인의 쉽지 않은 바운드 타구를 잡아 아웃카운트로 연결했고, 더블플레이 과정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동작을 선보였다.
서울고를 졸업한 이재현은 삼성의 1차지명을 받은 신인이다.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받는다. 수비 안정감 측면에선 최고로 꼽혔던 박진만 삼성 2군 감독을 롤 모델로 삼을 정도로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수비 시 첫발 스타트와 강한 어깨, 송구 정확도 등 수비력 하나만큼은 고교 시절부터 인정을 받았다. 입단 첫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기대를 키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KIA와 연습경기에서 그 잠재력을 한껏 뽐냈다. 4-1로 앞선 4회말 1사 3루서 KIA 유승철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2점홈런을 터트리는 등 3안타 2타점을 뽑았다. 수비에선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 6회초 이우성의 빠른 땅볼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낸 뒤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감탄을 자아냈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 4년 연속 한국시리즈(2011~2014년), 5년 연속(2011~2015년) 정규시즌 제패에 성공하며 왕조를 세웠지만, 이 기간 유망주의 성장은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6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적과 육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커졌다.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호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