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지용-문대원, 마운드 새 옵션으로 떠오르나 [고척 리포트]

입력 2022-03-13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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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 김지용·문대원(오른쪽).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 김지용·문대원(오른쪽).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는 이미 2022시즌 선발로테이션 구상을 마쳤다. 아리엘 미란다-로버트 스탁의 원투펀치에 최원준-이영하-곽빈이 뒤를 받치는 그림이다.

그러나 불펜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있다. 잠수함투수 박치국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 중반에야 복귀할 수 있고, 지난해 막판 허리를 든든하게 지킨 이영하의 선발 이동에 따른 공백도 메워야 한다. 각각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임창민(37)과 김지용(34)을 영입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활용 가능한 불펜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시범경기에서 여러 명의 투수를 점검하는 이유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관찰하기 위해서다.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1-5 패)은 불펜의 새로운 옵션을 확인했기에 두산으로선 나름 의미가 컸다. 이적생 김지용과 6년차 우완투수 문대원(24)의 호투가 돋보였다.

김지용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LG에서 통산 188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은 총 152경기에 나서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지만, 부상과 부진에 발목을 잡혀 2021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두산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입단 테스트 때도 투구 밸런스와 컨트롤에 집중했을 뿐 구속은 측정하지 않았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였다. 김지용은 첫 시범경기부터 깔끔한 투구로 이에 화답했다. 4회말 2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구속 140㎞의 직구(9개)와 슬라이더(7개) 모두 위력적이었다. 5회말 김웅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17년 두산에 입단한 문대원은 2020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으나, 지난해까지 6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높은 타점과 강력한 구위를 지녔음에도 불안한 제구가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러나 올해 첫 시범경기 등판이었던 이날 키움전에선 달랐다. 7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직구의 위력이 대단했다. 최고구속은 149㎞, 평균구속은 145.6㎞까지 나왔다. 공을 최대한 끌고 나와 던지는 데다 타점도 높아 타자 입장에선 그만큼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 문대원의 시속 148㎞ 직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키움 이주형은 높은 공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김지용, 문대원뿐 아니라 권휘(1.2이닝), 김강률(1이닝) 등 기존 불펜투수들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았다. 권휘는 오른손 검지의 물집이 터진 탓에 예정됐던 2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최고구속 144㎞의 직구와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김강률도 직구 최고구속 146㎞를 찍으며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을 증명했다. 두산으로선 기존 불펜자원의 활약에 새 옵션의 가능성을 확인한 중요한 일전이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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