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국계 에이전트가 19일 개인 SNS 계정을 통해 복수의 유명 외국인 감독들을 KFA에 추천했으나 공정한 협상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을 유로2024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데라 푸엔테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 에르베 르나르 전 프랑스여자대표팀 감독(왼쪽부터) 등을 언급했다. 사진출처|스페인축구협회·첼시·프랑스축구협회 홈페이지
폭풍전야의 한국축구다.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축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회는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복수의 축구인들을 호출했다.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등 주요 KFA 인사들이 홍 감독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대업 기술본부장 등도 참고인으로 추가됐다.
전재수 위원장을 비롯해 16명으로 구성된 국회 문체위는 ▲정 회장의 4연임 도전 여부 ▲종합축구센터 건립 및 마이너스통장 개설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 KFA에 여러 현안을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 중 핵심은 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울산 HD를 이끌었던 홍 감독은 2023카타르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의 후임으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독일), 거스 포옛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우루과이) 등이 홍 감독 선임 당시 경쟁 후보였다.
여론이 좋지 않다.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한 홍 감독의 선임 자체보다는 그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공정성과 투명성에서 비판받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앞서 “KFA는 스스로 정한 규칙과 과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날 선 질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하는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았다.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의원(더불어민주당)도 “KFA는 업무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KFA는 반박자료 준비 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홍 감독과 정 회장은 증인 출석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새로운 폭로도 터져 나왔다. 해외에 기반을 둔 한국계 에이전트가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에르베 르나르 감독(프랑스)을 KFA에 제안했음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르나르 감독은 급여와 생활조건 등 모든 조건을 수락했으나 KFA가 무시했다. 공정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루이스 데라 푸엔테 스페인대표팀 감독(스페인),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잉글랜드) 등도 접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로 아프리카에서 명성을 떨쳤고,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며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르나르 감독이 유력 후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을 선임한 2018년에도 최우선 순위였다. 그러나 이번 선정 과정에선 르나르 감독이 약속된 미팅 장소를 자주 바꾸는 등 태도와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다는 전력강화위원회 내부 전언도 있어 좀 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