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7년차 박철우는 건재하다! [V리그]

입력 2022-03-16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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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박철우.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의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37)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두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발목과 심장 관련 수술로 병원 신세를 졌다. 은퇴를 해도 이상할 것 없는 30대 후반의 나이를 감안하면 모험에 가까웠다. 수술 탓에 비시즌 동안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애초 주전 전력은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 다우디의 뒤를 받치는 대체요원이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도 ‘중요한 순간에 나서는 소방수’에 방점을 찍었다.

박철우는 올 시즌 32경기에 나서 101점을 올렸다(16일 현재). 경기당 3점이 조금 넘는 기록이다. 하지만 역할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위기의 순간에 어김없이 투입됐다. 뛰는 시간이 적은 대신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걸 그의 몸짓과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자세가 후배들에겐 큰 자극이 됐다.

박철우의 성실성은 정평이 나 있다. 2005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삼성화재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한국전력에서 뛰고 있는 프로 17년차로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2015~2016시즌을 제외하면 단 한 시즌도 그르지 않고 활약한 베테랑이다. 평소 자리관리가 철저하기에 가능한 롱런이다.

한국전력 박철우. 스포츠동아DB


박철우의 장인인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은 평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신 전 감독은 “욕심보다는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어야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꿔주고, 또 후배들이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라고 당부한다”고 전했다. 박철우는 그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15일 열린 OK금융그룹과 6라운드 경기는 박철우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일전이었다. 1세트를 내준 한국전력은 2세트에서도 9-14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중반 이후 투입된 박철우는 확실한 소방수였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추격전에 불을 붙였고, 18-18 동점에서 오픈 공격으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3세트 또한 뒤진 상황에서 들어가 3점을 뽑아내는 등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철우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전력은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며 준플레이오프(준PO)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4위 한국전력은 승점 47로 3위 우리카드(승점 50)에 3점차로 따라붙었다. 경기 후 박철우는 방송 인터뷰에서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서로 헌신하면서 경기를 하다보면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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