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롯데 자이언츠)은 지난해 이적한 손아섭(34·NC 다이노스)과 맞붙기를 기다려왔다. 스프링캠프 당시 그는 “선배는 무조건 직구를 노리실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른 구종을 던질지 모르지만, 최대한 세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한 달여가 지나 타석과 마운드에서 재회한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최준용은 초구로 직구를 택했고, 한 발짝 물러서 지켜본 손아섭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맞붙어본 적 없는 친정팀 동료들을 상대하기가 아직은 조금 어색한 눈치였다.
손아섭은 21일 이적 후 처음으로 사직구장을 찾았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14년간 함께한 롯데 동료들과 인사도 나눴다. 경기 전 “손아섭과 인사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두 팔을 벌려 환영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그동안 1루 덕아웃에 있다가 3루로 위치가 바뀌어 어색해할지도 모르겠다”며 “가깝게 지낸 동료들과 야구장 밖 관계는 유지하면 좋겠다. 하지만 타석에선 또 다를 것”이라며 웃었다.
경기 개시와 동시에 양보 없는 경쟁이 시작됐다. 손아섭은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겨우내 옆구리 불편 증세를 겪는 등 원하는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그는 17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부터 실전에 투입됐는데, 이날 4경기 만에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교체되기 전까지는 손아섭도, 롯데 선수들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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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은 1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준용의 2구째 직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3회초 무사 1·2루 2번째 타석서도 최준용의 직구만 상대했는데, 이번에는 3구째를 건드렸다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바뀐 투수 이승헌을 상대한 5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선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1루 땅볼을 쳤다. NC는 3-5로 졌지만 손아섭의 첫 안타 등 고무적 요소를 확인했다.
경기 후 손아섭은 “야구장에 도착해 옛 동료들을 만나니 찡한 마음이 들었지만, 경기를 시작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다”며 “홈구장으로 사용한 곳이라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고 집중도 잘 됐다. 오늘 시범경기 첫 안타가 나왔는데 남은 경기에서 타격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