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직구 노리겠죠?”…손아섭 vs 롯데 정면승부 펼쳤다

입력 2022-03-21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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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선배가 ‘네가 남자면 직구 던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최준용(21·롯데 자이언츠)은 지난해 이적한 손아섭(34·NC 다이노스)과 맞붙기를 기다려왔다. 스프링캠프 당시 그는 “선배는 무조건 직구를 노리실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른 구종을 던질지 모르지만, 최대한 세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한 달여가 지나 타석과 마운드에서 재회한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최준용은 초구로 직구를 택했고, 한 발짝 물러서 지켜본 손아섭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맞붙어본 적 없는 친정팀 동료들을 상대하기가 아직은 조금 어색한 눈치였다.

손아섭은 21일 이적 후 처음으로 사직구장을 찾았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14년간 함께한 롯데 동료들과 인사도 나눴다. 경기 전 “손아섭과 인사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두 팔을 벌려 환영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그동안 1루 덕아웃에 있다가 3루로 위치가 바뀌어 어색해할지도 모르겠다”며 “가깝게 지낸 동료들과 야구장 밖 관계는 유지하면 좋겠다. 하지만 타석에선 또 다를 것”이라며 웃었다.

경기 개시와 동시에 양보 없는 경쟁이 시작됐다. 손아섭은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겨우내 옆구리 불편 증세를 겪는 등 원하는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그는 17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부터 실전에 투입됐는데, 이날 4경기 만에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교체되기 전까지는 손아섭도, 롯데 선수들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1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준용의 2구째 직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3회초 무사 1·2루 2번째 타석서도 최준용의 직구만 상대했는데, 이번에는 3구째를 건드렸다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바뀐 투수 이승헌을 상대한 5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선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1루 땅볼을 쳤다. NC는 3-5로 졌지만 손아섭의 첫 안타 등 고무적 요소를 확인했다.

경기 후 손아섭은 “야구장에 도착해 옛 동료들을 만나니 찡한 마음이 들었지만, 경기를 시작하고는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다”며 “홈구장으로 사용한 곳이라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이고 집중도 잘 됐다. 오늘 시범경기 첫 안타가 나왔는데 남은 경기에서 타격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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