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집 김치’로 세계인 입맛 잡는다

입력 2022-03-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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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이 최근 완공한 미국 LA 공장이 종가집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LA 공장 외부 전경(위)과 생산한 종가집 김치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직원 및 소비자 패널. 사진제공|대상

‘김치 세계화 전초기지’…대상, 미국 LA 공장 본격 가동

비건김치·비트김치 등 10종
연 2000톤 규모 생산해 공급
현지 수요 증가에 입점 확대
대상이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나섰다. 이를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 내 김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을 종가집 김치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까지 현지화된 김치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2000톤, 현지화 김치 생산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m² 규모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위치해 있다.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과 원료 창고 등 기반 시설을 갖췄다.

대상의 10번째 해외 생산기지다. 1973 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에서 식품 및 바이오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권을 벗어난 해외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김치는 전통 김치의 맛을 살린 종가집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양배추 김치 등 10종이다. 기존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던 제품에 현지 생산 제품을 추가해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대상 LA공장 본격 가동으로 미국 내 종가집 김치 영업활동, 생산, 유통, 판매 관리의 효율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또 소비자 니즈에 빠르게 대처하고, 원재료 수급에서도 유연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수요 예측에 따른 판매 관리가 가능하고, 제품 신선도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김치 제품의 주요 원료인 배추, 무, 파 등은 현지에서 조달해 사용할 계획이다. 수년간의 시장 조사와 연구개발을 통해 전통 김치와 현지화 김치의 맛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양질의 원료를 선정하고, 안정적인 현지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상 측은 “순차적으로 대상 LA공장의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을 1000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현지 유통채널 입점 확대

미국은 일본에 이어 김치 수출 2위 국가로 매년 김치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김치 수출액은 2825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1년 279만 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했다.

대상은 2014년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 마크를 획득하며 미국 김치 수출에 힘을 더했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미국 수출액도 지난해 1617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8% 성장했다. 2017년 400 만 달러와 비교 시 5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대상 LA공장 본격 가동을 통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유통 채널인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매장 내 종가집 김치 입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종가집 김치는 지난해 월마트 입점을 시작으로 점차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앞으로도 미국 현지 유통 채널 내 입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대상 LA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배추 김치.


소비층도 기존 교민과 아시아계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과거에는 미국 내 김치 소비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김치를 찾는 현지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 미국 시장 내에서 보편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김치의 미국 유통 채널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 있고, 대상 LA공장 가동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미국 시장은 김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현지 공장을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물류 대란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LA공장이 안정화되면 향후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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