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왼쪽), LG 송찬의. 스포츠동아DB

KIA 김도영(왼쪽), LG 송찬의. 스포츠동아DB


모의고사는 훌륭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전’이다.

2022시즌 시범경기를 앞두고 야구팬들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트레이드,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해외파 합류 등으로 각기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앞두고 본격적인 모의고사에 돌입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스타들 중 야구팬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들은 따로 있었다. 1군 경기 출전이 전무한 신인들이 시범경기 개인타이틀을 거머쥐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돌풍’의 주역 중 첫 번째는 신인왕 유력 후보로도 꼽히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19)이다. 2022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1차지명을 받은 그는 올해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타율 0.432를 기록하며 ‘타격왕’을 차지했다.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DB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DB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줬다는 것이 김도영에게는 무엇보다 큰 성과다. 신인드래프트 전부터 야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선수였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함께 연고팀인 KIA의 1차지명을 다퉜고, 투수인 문동주를 제치고 1차지명을 받아 큰 화제를 모았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공·수·주에서 재능을 엿보인 김도영이 프로에 와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데, 첫 무대인 시범경기에서 타격왕을 차지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이승엽 KBO 홍보대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신인이 시범경기라 해도 프로들끼리 대결하는 경기에서 타격왕을 차지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김도영으로선 큰 산을 하나 넘은 것이라 볼 수 있다”고 극찬했다.

또 한 명의 시범경기 슈퍼스타는 LG 트윈스 내야수 송찬의(23)다. 2018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팀에 합류한 뒤 올해 시범경기에서 장타력을 과시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타율 0.282, 6홈런, 10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LG 송찬의. 스포츠동아DB

LG 송찬의. 스포츠동아DB


깜짝 홈런에 그칠 줄 알았지만 장타를 계속 터트린 끝에 기어이 홈런왕까지 차지했다. SSG 랜더스로 복귀한 빅리거 출신 김광현에게서 22일 빼앗은 홈런은 이번 시범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유틸리티 능력도 뽐낸다. LG 류지현 감독은 허리 통증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한 주전 외야수 홍창기를 대신해 송찬의 외야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송찬의는 실제 시범경기에서 외야수로도 출전하며 실전감각을 익혔다.

김도영과 송찬의는 시범경기를 통해 누구보다 화려하게 2022년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모의고사일 뿐이다. 정규시즌이라는 실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야 시범경기의 ‘임팩트’도 더욱 진하게 남을 수 있다. 둘의 2022시즌 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